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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기도하며/겨자씨 1564

능금 한 알 추락사건 -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능금 한 알이 추락하였다. 지구는 부숴질 정도만큼 상했다. 최후 이미 여하(如何)한 정신도 발아하지 아니한다.” 이상(李箱)의 시 ‘최후’입니다. 시인은 겨우 능금나무의 열매 한 개가 낙하했는데 그로 인해 지구가 부서질 정도로 상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대단한 능금입니다. 이 정도의 존재감을 보이는 능금 같은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요. 세상은 사과 한 개가 떨어지든 말든 내가 사나 죽으나 아무도 관심 없어 보입니다. 시인은 나의 죽음 때문에 지구가 타격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썩은 능금과 같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셨습니다. 남편이 다섯 명이나 있었던 사마리아 여인, 일곱 귀신에게 고통 받았던 막달라 마리아 등은 존귀한 자가 되고 귀하게 쓰임 받았습니다. 이것이 복음의 능력입니..

분노의 침전물 - 고경환 목사<순복음원당교회>

정신의학자 엘미게이스는 감정 분석 실험 중 매우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사람의 숨결은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시험관에 넣고 액체 공기로 냉각하면 침전물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 침전물은 감정 변화에 따라 여러 가지 색으로 변하는데 화를 내면 밤색으로 변하고 고통이나 슬픔의 상태에서는 회색, 후회할 때는 복숭아 색을 나타낸다는 것입니다. 이 중 밤색으로 변한 분노의 침전물을 모아 흰쥐에게 주사하면 짧은 시간 안에 죽는다고 합니다. 이 실험을 통해 엘미게이스가 얻은 결론은 화를 낼 때 사람 몸에 독소가 생기고 이 독소는 의학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무서운 독력을 지닌다는 것입니다. 또 만약 한 사람이 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화를 내면 80명을 죽일 수 있는 독소가 나온다고 분석했습니다. 분노를 마음에 품거..

제비뽑기 - 강신욱 목사(남서울평촌교회)

5월에 많은 교회들이 체육대회를 합니다. 축구 피구 줄다리기 이어달리기 같은 전통적인 운동경기부터 2인3각, 볼풀공 던져 넣기 같은 명랑운동회 종목, 입 크게 벌리기 같은 이색경기도 합니다. 그중 성도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경품추첨입니다. 운동회 성적이나 남녀노소, 신앙 연륜과 상관없이 누구나 선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년 전 교회에 나오지는 않지만 부인을 따라 우리교회 체육대회에 나온 남편이 있었습니다. 경품추첨 때 김치냉장고를 받은 뒤 교회에 등록하고 집사 직분도 받아 신앙생활을 잘하고 계십니다. 지난 5일 체육대회 때 그분이 배식 봉사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올해 경품추첨도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청년부 임원수련회에서 어려운 가정형편을 털어놓은 형제가 있습니다. 그런..

교회 사랑의 작은 수고 - 이일성 목사<군산 풍원교회>

목회 초년병 시절 총각 전도사로 조그마한 시골교회를 섬기던 때의 일화입니다. 평균 연령이 60세가 넘는 고령자 교회였습니다. 그러나 성도들 마음만은 젊은이 못잖아서 전도사가 무엇을 하자고 하면 무조건 아멘이었습니다. 어느 주일 오후 예배를 드린 후 친교를 나누다 교회당이 비좁고 강단이 협소해 강단 뒤쪽을 증축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모두가 동의한 의견에 서로 눈만 바라보며 끔뻑이면 아멘이 되었습니다. 한 주간을 보내고 너나없이 교인들이 머리에 수건을 동여매고 시멘트 블록을 하나하나 쌓기 시작했습니다. 천장을 만들고 그 위에 슬레이트 지붕을 올려 근사한 강단을 지었습니다. 천장을 가로지르는 전기공사도, 강단 벽면 도배도 모두 교인들 몫이었습니다. 넓어진 강단에 강대상을 옮기고 증축 감사예배를 드렸..

주인의 음성 - 정학진 목사<포천 일동감리교회>

벼는 무엇을 먹고 자랄까요. 벼의 비료는 무엇일까요. 주인의 발자국 소리입니다. 휘영청 달 밝은 밤이나, 장대비가 쏟아지는 신 새벽, 저벅거리며 다가오는 주인의 발자국 소리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어야 하는 진짜 소리는 무엇일까요. 무신론과 황금만능주의, 물리제국주의의 시대에 우리에게 걸어오시는 정겨운 주인의 발자국 소리입니다. 주님의 숨결입니다. 신학자 에밀 브루너는 하나님 말씀을 ‘주인의 음성(my master’s voice)’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옛날 축음기에는 나팔통 곁에서 귀를 기울이는 개의 사진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는 RCA회사가 빅터사를 인수하고부터 사용한 축음기 상표인데 제목이 ‘주인의 음성(His Master’s Voice)’입니다. 개가 자신을 사랑했던 주인이 죽자 주인의 음성이 담긴 ..

가정은 그릇입니다 -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음식은 그릇 안에 담겨 있을 때 싱그럽습니다. 그릇 안에 있으면 지지고 볶은 뒤 섞인 비빔밥이라 할지라도 먹음직스럽습니다. 그러나 그릇 밖으로 튀어나온 밥알은 아무리 좋은 쌀로 만들어졌다 할지라도 의미가 없습니다. 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몸 안에 있을 때 생명의 흐름이 됩니다. 몸 밖으로 나오면 사람에게 위험합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이 행복합니다. 사람은 하나님이라는 그릇, 가정이라는 그릇 안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고 행복합니다. 그 안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곧 치유가 되고 회복됩니다. 밖에서 어려움을 당해도 행복한 가정 안에 있으면 쉽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마음이 평온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그릇 안에서 벗어나면 제 아무리 아름답다 해도 곧 어그러지게 됩니다. 하나님은 창조의 하이라..

쉐마, 어머니 아버지들이여!- 이인선 목사(열림교회)

우리 교회 소그룹 단체 채팅방에 한 어머니가 아이와 초를 켜고 성경공부 하고 있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엄마가 며칠간 촛불을 켜고 말씀묵상과 기도의 시간을 가졌더니 세 살 난 아들이 자기도 촛불을 켜 달라고 하더랍니다. 그리고는 유아부에서 내준 성경그림 색칠하기 과제를 했다고 합니다. 진지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 매우 인상적인 사진이었습니다. 신약성경 복음서에 보면 부모들이 축복을 받게 하려고 자녀들을 예수님 앞에 데리고 나오는 장면이 나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에게서 어린이들을 떼어 놓으려 했지만 예수님은 제자들을 꾸짖습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을 안고 그들의 머리 위에 손을 얹어 축복하셨습니다. 어린이들 안에서 고귀하고 경탄스러운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본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

하루밖에 살 수 없다면 - 고경환 목사<순복음원당교회>

‘하루는 생애의 축소판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나의 생이 시작되고 피로한 몸을 뉘여 잠자리에 들면 생애가 마감됩니다. 단 하루밖에 살 수 없다고 가정해봅시다. 눈을 뜰 때 태어나 잠들 때 죽는다면 나는 당신에게 투정 부리지 않을 겁니다. 하루밖에 살 수 없다면 당신에게 좀 더 부드럽게 대할 겁니다. 아무리 힘겨운 일이 있더라도 불평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 열심히 당신을 사랑할 겁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고 모두 사랑하기만 하겠습니다.’ 울리히 샤퍼의 시 ‘하루밖에 살 수 없다면’의 내용입니다. 단 하루밖에 살 수 없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미움과 원망으로 상대를 대하겠다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다투거나 용서하지 못했던 사람이 있었다면 그 하루 안에 화해하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리고는 ..

아바타 - 강신욱 목사(남서울평촌교회)

‘아바타’라는 단어를 아십니까. 원래는 고대 인도어로 ‘신(神)의 화신(化身)’이란 의미였습니다. 요즘은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캐릭터를 말합니다. ‘아바타’는 2009년 개봉한 같은 이름의 공상과학영화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인간이 다른 별에 사는 종족과 소통하기 위해 과학의 힘으로 그 종족과 비슷한 모양을 만들고 어떤 사람의 정신을 그 안에 불어넣었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은 나중에 인간이 아닌 아바타의 삶을 택하게 됩니다. 자기가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자식을 통해 그 꿈을 이루려는 부모가 있습니다. 자녀가 원하면 빚을 내서라도 밀어주겠다고 합니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을 하고 있는데”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스스로도 부모의 헌신이라 속이며 자녀를 압박합니다. 성장기에 부모..

처음 경험 - 이일성 목사(군산 풍원교회)

교회의 대심방은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점점 그 영향력을 상실해가는 목회 여정 가운데 한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목회자와 성도가 서로를 신뢰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장이 심방입니다. 어느 날 대심방 후 식사를 마쳤을 때 한 집사님이 커피 한 잔 대접한다며 심방대원들을 커피숍으로 모셨습니다. 점심시간이라 넥타이를 맨 회사원과 지긋한 연세의 노부부 등 많은 이들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도 그 분위기에 동참했습니다. 그때 연세 드신 권사님이 커피전문점에서 이렇게 커피를 마시는 것이 생애 처음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모두가 깜짝 놀랐습니다. 그분은 이런 곳에 편하게 함께 올 상대가 없었고, 우아한 인테리어의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이 낯설어 선뜻 용기를 내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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