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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기도하며/겨자씨 1564

심장 수술을 거절한 이유 - 정학진 목사<포천 일동감리교회>

사랑에 빠진 남녀가 있었습니다. 그러다 남자가 심장병에 걸렸습니다. 의사는 다른 사람의 심장을 이식하지 않으면 곧 생명을 잃게 된다고 충고했습니다. 여자는 점점 사위어가는 남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전국을 돌며 고군분투했습니다. 그러다 천신만고 끝에 꿈을 이뤘지요.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한 젊은이의 심장을 얻기로 환자의 부모에게 동의를 받았습니다. 이제 수술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이번엔 남자가 심장이식수술을 거절했습니다. 여자의 눈물어린 하소연에도 불구하고 끝내 수술을 거절한 남자는 숨을 거뒀습니다. 자신이 죽은 후 일기장을 보라는 말만 남겼습니다. 유품을 정리하던 여자는 남자의 일기장을 발견했습니다. 황급히 떨리는 마음으로 일기장을 펼쳤습니다. 힘겹게 써내려간 글을 읽..

‘나는 준다’의 미래형 -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과거와 현재, 미래 시제를 연습시키기 위해 시험 문제를 냈습니다. “‘나는 준다’의 미래형은 무엇일까요?” 어느 학생이 이런 답안을 제출했습니다. ‘나는 받는다.’ 문법적으로 틀린 답이지만 삶의 이치로 보면 맞는 답입니다. ‘나는 준다’의 미래형은 ‘나는 받는다’입니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의 숫자는 내가 도와준 사람의 숫자와 같습니다. 이웃을 향해 긍휼함이 없다면 위기의 순간에 긍휼 없는 심판을 받습니다. 성경에서 가장 진실한 법칙이 있다면 바로 ‘심은 대로 거둔다’는 진리입니다(갈 6:7). 콩을 심은 데 콩이 나고, 팥을 심은 곳에 팥이 나옵니다. 수려한 봄꽃이 피우기 전에 씨앗을 뿌린 사람의 꿈과 땀이 먼저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이 땅에만 모든 것을 심은 사..

봄의 속삭임 - 이인선 목사(서울 열림교회)

아동문학가인 윤석중님의 ‘넉 점 반’이라는 동시가 있습니다. “아기가 가겟집에 가서/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 시냐구요/ 넉 점 반이다/ 아기는 오다가 물먹는 닭 한참서서 구경하고/ 개미거둥 한참앉아 구경하고/ 분꽃 따 물고 니나니나니나/ …해가 꼴딱 져 돌아왔다/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현대를 포스트모던 시대라고 부릅니다. 혹자는 절대적 진리를 부정하며 경계가 모호한 특징을 지니는 포스트모더니즘이 기독교교육의 위기를 가져온다고 우려합니다. 그러나 관점을 달리해서 생각해보면 일방적, 권위적, 강압적 경향이 강했던 근대교육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쌍방적 교통과 상호존중, 친밀한 관계를 즐거워하시는 하나님의 성품, 공동체적 성격, 이미지나 상징, 이야기와 오감을 통한 교육 등 ..

빛과 그림자 - 고경환 목사<순복음원당교회>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사막을 여행했습니다. 사막은 불덩어리같이 뜨거웠고 갈 길은 멀었습니다. 아들이 말했습니다. “목이 마르고 지쳐서 죽을 지경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격려했습니다. “그렇지만 끝까지 가보아야 하지 않겠니. 얼마 안 가서 사람이 사는 마을을 만날 수 있을 거야.” 부자는 계속해서 걸었고, 그러다 무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저것 보세요. 저 사람도 우리처럼 지쳐서 마침내 죽고 말았어요.” 아들이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아니야. 무덤이 여기에 있다는 것은 곧 희망이 있다는 거다. 멀지 않은 곳에 마을이 있을 거야. 사람이 없는 곳에는 무덤도 없는 거란다.” 아버지와 아들 중에 여러분의 모습은 누구와 같은가요. 무덤을 보고 절망했던 아들 쪽인가요..

4월의 소망 - 강신욱 목사(남서울평촌교회)

4월을 맞았습니다. 봄꽃이 폈습니다. 사람들은 밝고 화려한 색상과 가벼운 옷차림으로 봄놀이를 갑니다. 한결 밝은 사람들의 표정은 겨우내 무거웠던 짐을 다 벗어버린 듯합니다. 이런 4월의 별명은 ‘잔인한 4월’입니다. 흔히 4월에 일어난 처참한 역사적인 사건을 먼저 떠올리지만 그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 아닙니다. 20세기 최고의 시인이라는 TS 엘리엇이 1922년 발표한 ‘황무지’라는 시에서 그렇게 표현했기 때문이지요. 1914년부터 5년간의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상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3500만명이 죽고 온 유럽이 폐허가 됐습니다. 기술문명이 가져온 참담한 결과에 인류는 망연자실했습니다. 현실뿐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도 시인의 표현대로 황무지가 됐습니다. 그런 죽은 땅에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라일락..

“내가 그 제자입니다.” - 이일성 목사(군산 풍원교회)

어느 날 한 자매가 목사를 찾아와 상담하기를 자기는 이 교회에 전혀 쓸모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교회를 그만 다니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때 목사님은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쓰임 받은 사람은 다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맹인, 병든 자, 소외된 자, 세리, 창기 등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고통의 순간을 살아온 사람을 만나 그들을 고치시고 세워서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삼으셨습니다. 자매님도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라 주님 편에 선 가장 필요한 존재입니다.”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훈련시키셨는데 그중 가롯 유다의 선택은 결국 실패로 끝납니다. 과연 예수님의 선택은 실패였을까요. 주님은 마태복음 28장에서 “..

골고다의 콘체르토 - 정학진 목사<포천 일동감리교회>

오스트리아의 폴 비트겐슈타인(1887∼1961)은 유명한 피아니스트입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오른팔을 잃고 포로로 고생하다 생환했습니다. 피아니스트가 오른팔을 잃었으니 절망적이었습니다. 그에게는 두살 터울의 동생이 있었는데, 논리학과 언어철학의 대가인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입니다. 형의 절망을 잘 알고 있던 동생은 프랑스의 모리스 라벨에게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곡을 만들게 했습니다. 그렇게 ‘왼손을 위한 콘체르토’가 탄생했습니다. 두 손으로도 다루기 어려운 곡이지만 비트겐슈타인은 숱한 어려움과 싸우며 연습한 끝에 놀라운 연주로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습니다. 당시 알프레도 코르토가 이 곡을 양손으로 연주할 수 있는 버전으로 편곡하자 피아니스트들은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작곡가는 노발대발하며 파리의 지..

새봄 -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새봄이 왔습니다. 봄의 아름다운 꽃들은 천사 가브리엘이 배달하는 하나님의 편지입니다. 그 속에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하나님의 말씀이 적혀 있습니다. 늘 오는 봄인데 왜 ‘새봄’이라고 할까요. 새로이 보라고 새봄입니다. 새봄은 탐욕의 안경을 벗고 새롭게 보라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입니다. ‘봄’이란 글자를 자세히 보십시오. 몸이 두 팔을 위로 뻗은 모양입니다. 봄은 움츠러들었던 몸과 영혼이 기지개를 켜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유대인은 하루를 저녁으로 셈합니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창 1:5) 저녁의 고난을 모르는 자는 아침의 영광을 볼 수 없습니다. 누구도 겨울을 지나지 않고서는 봄을 맞이할 수 없습니다. 추운 겨울을 보내느라 수고했습니다. 겨울을 믿음으로 견딘 여..

부활, 그 희망의 노래 - 이인선 목사(서울 열림교회)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의 가사는 시편 137편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 말씀에는 바벨론의 포로로서 겪는 이스라엘 백성의 비참하고 슬픈 형편이 그려져 있습니다. 한 곡조 부르라고 강요하는 바벨론 사람들의 조롱에 그들은 강변에 앉아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고, 하나님을 예배하며 즐겁게 노래 부를 때 사용하던 수금을 버드나무에 걸어 놓았습니다. 기쁨의 성전 찬송을 부정한 땅에서 부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베르디는 예루살렘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고백하는 시인의 탄원에 멜로디를 입혀서 자유를 향한 절규와 고난 극복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장중하게 표현했습니다. 2016년 물질주의의 모순과 기계문명의 생명 파괴는 포로기의 비통함보다 더 절박하고 무서운 굴레 속으로 인간을 끌고 갑니..

최악은 최선이 될 수도 - 고경환 목사<순복음원당교회>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랍비 아키바가 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귀와 개가 여행길에 동행했습니다. 밤이 어두워졌습니다. 아키바는 머물 곳을 찾다가 마침 헛간 하나를 발견하고 거기서 밤을 지내기로 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갖고 있던 등잔을 켜고 책을 폈습니다. 그때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고 불이 꺼졌습니다. 아키바는 할 수 없이 잠을 청했습니다. 그가 자는 사이 여우가 나타나 개를 물어 죽였습니다. 또 사자가 나타나 나귀를 잡아먹었습니다. 해가 뜨자 그는 등잔만 들고 혼자 길을 떠났습니다. 얼마 후 가까운 마을에 도착했는데 살아있는 사람들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날 밤 도둑들이 마을을 습격해 주민들을 전부 살해한 것이었습니다. 아키바는 생각했습니다. ‘만일 바람에 등불이 꺼지지 않았더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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