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새벽안개 속에 깊어갑니다. 포근한 솜이불을 이마까지 덮어쓰고 누워있는 아이처럼 가을아침은 새벽안개 속에 잠들어 있습니다. 안개가 숲이 되고 숲이 안개가 되어 길을 잃어버린 시간, 마음의 안개를 걷어내며 숲으로 나를 찾아 갑니다. 하늘은 아직 숲을 찾지 않았지만 하늘마음을 품고 걷기에 저 멀리 하늘이 찾아오는 소리가 마음으로 전해옵니다. 가을안개 자욱한 숲을 밝히는 것은 작은 새들의 노랫소리입니다. 하늘은 안개에 묻혀 잠들어 있는 세상을 깨우려고 먼저 새들의 노랫소리로 내려왔나 봅니다. 안개가 깊은 날,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은 앞이 보이지 않는 숲길에 하늘이 빛으로 찾아온다는 약속이 되어 숲으로 퍼져나갑니다. 가을, 새벽안개에 숲은 길을 잃고 있습니다. 이슬에 젖은 낙엽 밟는 소리가 멈추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