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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기도하며/겨자씨 1564

[겨자씨] 행동하는 신앙인

미국의 농무장관이 교황에게 사과를 한 일이 있다. 교황이 산아제한에 반대한다고 의사를 밝히자 그 농무장관이 기자들에게 농담으로 “교황은 게임은 직접 하지 않으면서 게임의 규칙만 말한다”고 한 것이 가톨릭의 항의를 받은 것이다. 세상에는 게임에 직접 참가하지 않으면서 룰이 이렇다 저렇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일을 직접 하지 않으면서 입술로만 말하는 것은 건설적인 일이 아니다. 특별히 요즘 한국교회의 가장 부정적인 면은 바로 이것이다. 듣는 귀가 커져만 가고 전하는 입술도 커져 가는데 전하는 자나 듣는 자의 행동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말은 그만하고 행동으로 옮기자. 겉만 번지르르한 말에는 이제 정말 지쳤다. 행동이 없는 허울뿐인 말에 대해 예수님께서도 ‘외식하지 말라’고 지적하셨다. “화 ..

[겨자씨] 겨울로 가는 숲에서

부드러운 순모 목도리에 코를 묻고 두터운 코듀로이 바지에 손을 넣고 찾아간 겨울로 가는 숲에서는 아무도 없는 바닷가의 비릿한 내음이 맞이합니다. 그래서 겨울로 들어가는 숲에는 외로움보다는 앞서간 마음을 헤아리는 깊은 사색이 파도소리처럼 영혼을 깨웁니다. 겨울 숲이 따뜻한 햇살과 잔잔한 파도소리로 마음을 데워주는 겨울바다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열린 하늘이 바다와 같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만들어 내는 길을 따라 겨울로 들어가며 듣는 숲의 소리는 마음을 찰싹이는 바다처럼 평안케 합니다. 하늘은 어디에 있던지 그리움을 파스텔 색깔로 그려줍니다. 겨울 숲에서는 모두가 지난여름의 무성한 나뭇잎을 벗어버리고 가을의 결실들을 내려놓고 하늘 앞에 서 있기에 바다처럼 깨끗하고 평안한가 봅니다. 아! 그러고 ..

[겨자씨] 감정의 잠금장치를 가지라

인간 경영과 자기계발 컨설턴트 데일 카네기가 자신의 연구를 책으로 출판했다. 책의 내용은 갈등을 해소하고 원만한 해결책을 구하는 방법들로 카네기는 그 방법들을 적용하며 살았다. 하루는 그의 책을 비난하는 편지가 도착했고 카네기는 화를 내며 바로 격한 내용의 답장을 작성했다. “그것은 당신이 글씨를 제대로 읽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의 지능이 의심스럽군요. 이 편지 역시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그는 비서에게 편지를 맡기며 아직 부치지는 말라고 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난 뒤 그는 새로운 편지를 비서에게 건네며 부칠 것을 부탁했다. “당신의 충고를 감사히 받았고 더 좋은 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이틀의 시간 동안 카네기는 마음의 안정을 찾은 뒤 좀더 이성적인 시..

[겨자씨] 추수감사절 선물

미국으로부터 추수감사절 선물이 왔다. 오래전 미국으로 이주한 교인이 장학헌금 1억원을 보내 온 것이다. 몸은 멀리 있지만 신앙의 추억이 진하게 녹아 있는 서대문교회에 마음의 감사를 표시하면서 말이다. 우리 교회는 매월 드리는 장학헌금과 함께 큰 액수의 기부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모아 매년 고등학생, 대학생, 대학원생들까지 장학 혜택을 주고 있다. 지역교회를 섬기는 목사로서 여러 종류의 헌금들을 헌신의 기회라고 강조하지만, 빠듯하게 생활하는 교인들 입장에서 생각하면 보통의 믿음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어렵던 그 시절을 생각하며 ‘거목양성’ 비전을 따라 기꺼이 장학헌금을 드리는 그 손길들이 고맙기만 하다. 미국에서 날아온 추수감사절 선물은 액수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목사에게는 큰 격려가 되었고,..

[겨자씨] 만용이 이룬 기적

당회가 열렸다. 예배당 건축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벌써 여러 번 회의가 진행됐다. 결론은 나지 않았다. “현재의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에 무슨 불편이 있느냐”는 주장과 “새로 예배당을 건축해 하나님의 전을 아름답게 꾸미고, 교육시설을 확충해 예배 환경을 개선해 보자”는 생각이 서로 대치가 되었던 것이다. 그 무렵 목사님께서 예수님을 믿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한 집사님의 집에 심방을 갔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예배당을 새로 건축해야 하는데, 성전건축을 원치 않는 장로님 때문에 예배당을 짓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예배당 지붕이 함석이어서 비가 오면 시끄러워 설교가 불가능하고, 여름엔 함석이 달아올라 더워서 예배를 드리기가 어렵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이 말을 잠자코 듣고 있던 그 ..

[겨자씨] 밭이 없으면 만들어 심으라

어린 시절 강원도에서 자라며 아버지의 삶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 계곡과 산비탈이나 하천에는 밭이 없었다. 그런 환경에서도 무와 배추를 길러서 가을 김장을 할 수 있었다. 하천에서 돌을 모아 둑을 쌓고 그곳에 흙이나 연탄재를 부으며 콩나물 공장에서 나오는 콩나물대가리 같은 찌꺼기를 버리면서 기름진 밭을 만들어 배추를 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땅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씨를 뿌려야 가족이 먹을 것이 생기는 것이었다. 진정한 농부는 땅이 있어야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땅을 만들어 씨를 뿌리는 사람이다. 지금도 곳곳에서 생명을 만드는 농부를 본다. 아파트 옥상에 상자를 놓고 그 안에 흙을 붓고 고추씨를 뿌려 거둔 후 고추를 말리시는 동네 할머니나 교회 옥상 화분에 토마토를 심어 기르..

[겨자씨] 다윗의 여유

부모를 잃어버린 미아나 버려진 아이들은 공격적이라고 한다. 자기 보호본능에서 다른 사람들을 적으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반면 엄마의 품에 있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여유가 있다. 한국 사람들은 세상에서 제일 바쁜 사람처럼 보인다. “바쁘다 바빠”가 몸에 배어 있다. 그래서인지 삶의 여유가 없어 보인다. 여유가 없으면 사람은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그래서 삶 속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화를 잘 낸다. 성경에 보면 다윗은 참으로 여유로운 사람이란 걸 알 수 있다. 그는 모든 어려움을 반드시 복되게 만들었다. 그래서 “고난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수 사울왕이 죽자 슬퍼하며 진정으로 애도했다. 다윗은 목동에서 왕이 되기까지 수많은 적대자들이 있었지만 한번도 그들을 비난하거나 복수하지 않..

[겨자씨] 내 인생은 당신의 것

종교개혁가 루터는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때로는 여러 가지 불안과 고민거리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루터는 이 모든 것들을 쉽게 잠재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잠들기 전에 다음과 같이 기도하는 것이었다. “주님, 이 세상이 주님의 것입니까. 아니면 저의 것입니까. 여기 있는 교회들이 주님의 것입니까. 아니면 사람들의 것입니까. 제가 말한 모든 것들이 주님의 것이라면 이제 그것들을 하나님께서 맡아서 책임지고 돌봐주실 것을 믿습니다. 저는 이만 잠을 자도록 하겠습니다.” 복잡한 상황 가운데서 루터는 자신을 온전히 인도하실 하나님의 성품을 기억했다. 그리고 자신을 지켜주실 것이라고 믿었다.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

[겨자씨] 다시 쓰는 감사일기

언젠가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를 언급하며 감사일기를 써보자고 교인들에게 제안한 적이 있었다. 윈프리가 온갖 약점을 극복하고 이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매일 다섯 가지의 감사를 기록했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면, 아침에 거뜬히 잠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점심에 맛있는 스파게티를 먹어서 감사하다는 것이다. 나도 작심삼일로 끝나버린 감사일기를 최근 다시 쓰기로 했다. 욕심 부리지 말고 하루 세 가지만 쓰기로 생각했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너무 많은 감사거리가 떠올랐다. 지난 토요일에는 교회 부임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 교인이 운영하는 이발소를 애용하고 있는 것이 감사하고, 싱글 여전도사님이 결혼하게 되어 감사하며, 골목에서 형형색색 단풍들이 함께 군무를 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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