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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기도하며/겨자씨 1564

랑탕 마을 사람들의 봇짐 - 겨자씨

네팔에서 해발고도 3300m의 랑탕 마을은 티베트 타밍족이 많이 사는 지역입니다. 히말라야 산맥에서 험한 트레킹 지역으로 손꼽히는 랑탕 마을은 2015년 대지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했습니다. 마을 주민은 물론 외국인 트레커 수백 명이 변을 당했습니다. 당시 살아남은 랑탕 주민들은 들에서 감자를 캐던 여인들이라고 합니다. 랑탕 국립공원의 마지막 마을인 강진곰파는 해발 3730m입니다. 그곳은 빙하가 덮인 고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척박해진 토양이어서 아무 것도 심을 수 없고 키 작은 식물들만 자라납니다.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과 소박한 먹을거리를 나누기 위해 랑탕 마을 사람들은 봇짐으로 감자를 지고 길을 떠납니다. 비록 간소한 물물교환이지만 감자를 담은 봇짐은 이웃마을 사람들의 생명과 연결되고 있습니다...

당신의 화장실은 - 박성규 부산 부전교회 목사 - 겨자씨

청소년사역자 이재욱 목사님의 책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한 한 아주머니가 있었는데 평생 꿈이 집 장만이었다고 합니다. 집을 갖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악착같이 돈을 모았습니다. 오랜 고생 끝에 입주하고 몇 년이 흘렀을까요. 슬슬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화장실이 마당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주머니는 또다시 악착같이 일해 화장실이 집안에 있는 새 아파트를 장만했습니다. 행복했을까요.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자 또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다음 목표는 화장실이 2개 있는 집이었습니다. 또 수년을 고생한 끝에 화장실이 2개인 집에 들어갑니다. ‘이만하면 됐다’ 하고 뿌듯해 하던 아주머니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습니다. 말기 암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

하나님을 발견하는 즐거움 - 겨자씨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포켓몬고’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다 수풀 속으로 들어가 뱀에 물리고 절벽에서 떨어지기도 한답니다. 관공서 학교 교회 가리지 않고 캐릭터를 잡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들도 재미의 차원은 다르지만 비슷한 게임(?)을 오래 전부터 즐겨 왔습니다. ‘성 브렌던의 여행’이라는 중세 전설이 있습니다. 브렌던은 성인들이 살고 있다는 약속의 땅을 찾아 여행을 떠납니다. 그러나 7년 동안 그곳을 찾지 못한 채 바다를 맴돌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면의 눈을 뜹니다. 비로소 그는 약속의 땅이 언제 어디서나, 우리 주위에,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 땅 바로 아래 존재해 왔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야곱도 들판에서 환상을 보고 일어나 외쳤습니다. “나는 몰랐지만 하나님께서..

포로와 프로 - 겨자씨

점 하나에 많은 차이가 있는 단어가 있습니다. 나와 아무런 상관없는 ‘남’에서 점 하나를 빼면 내가 존중하는 ‘님’이 됩니다. 이렇게 점 하나에 뜻이 완전히 달라지는 또 하나의 단어가 바로 ‘포로’와 ‘프로’입니다. 포로는 무엇인가에 매여 있고 부자유한 상태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프로는 자기 분야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자유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돈, 쾌락, 세상적 성취의 포로가 돼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소유, 즐거움, 성취를 위해 열심히 뛰지만 결국 그것이 자신을 포로삼아 지배합니다. 마침내 자아를 망가뜨립니다. 다니엘은 어린 나이에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그러나 그는 포로로 끌려간 땅에서 프로가 됐습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국정 리더로 멋지게 쓰임 받았습니다. 어떻게 포로로 끌려간..

신앙의 사유화와 정치화 - 겨자씨

‘예수님은 종교 지도자가 아니라 삶 전체의 주님이십니다’란 고백은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소명에 응답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도전합니다. 동시에 기독교신앙을 두 종류의 바벨론 포로가 될 위험에 노출시킵니다. 하나는 기독교신앙이 제도적 교회 안에 갇힌 종교로 전락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상 정치 흐름에 완전히 빠져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세계적 기독교 변증가인 오스 기니스는 앞의 경우를 사유화(privatization), 뒤의 경우를 정치화(politicization)라고 부르며 그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사유화는 기독교신앙의 총체성을 부인하게 되고, 정치화는 좌파든 우파든 정치 운동과 동일시되어 비판적 긴장을 잃어버린다는 말입니다. 그는 이런 위험을 넘어가려면 루터가 그랬던 것처럼 ‘소명의 재발견’이 있어야 ..

하나님 편에 서라 - 겨자씨

유럽에 가면 도시마다 중세 성주들이 살던 웅장한 성이 있습니다. 그 성의 중심에 하나님을 예배하던 채플이 있습니다. 당시 성주들은 세력을 확장하느라 자주 전투를 치렀습니다. 그럴 때면 먼저 성직자를 모셔 승리를 기원하는 예배부터 드렸습니다. 과연 하나님께선 누구 편을 들어주실까요. 강자 편일까요, 약자 편일까요. 아니면 기도를 많이 한 편일까요, 적게 한 편일까요. 하나님께서는 그 누구 편도 안 들어주십니다. 욕심으로 인해 다투는 것이니 너희 마음대로 하라며 내버려 두십니다. 이것을 ‘폐기적 심판’이라고 합니다. 곧 “하나님께서 그들을 마음의 정욕대로 내버려 두사 서로 욕되게 하시는 것”(롬 1)입니다. 맞습니다. 아무리 오래 많이 합심해서 기도할지라도 욕심 때문이라면 하나님께서는 듣지 않으십니다. 하나..

자유 - 겨자씨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 철학자 이사야 벌린은 러시아 혁명 후 영국에 망명해 옥스퍼드대 교수를 지냈습니다. 1958년 교수로 취임 했을 때 강연한 원고 ‘자유의 두 개념’은 20세기 내내 자유에 대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에 따르면 자유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입니다. 소극적인 자유는 어떤 간섭이나 억압, 굴레로부터 벗어나는 자유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자유의 개념입니다. 적극적 자유는 무엇을 위해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버리는 것입니다. 벌린은 여기에 진정한 자유가 있다고 합니다. 억압된 그 무엇으로부터 벗어나는 소극적 자유만 가지고는 온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 선하고 의로운 일을 위해, 즉 더 큰 자유를 위해 작은 자유를 내어 놓을 때 진정한 자유인이 될 수 있습..

다섯 가지 나이 - 겨자씨

설을 지내고 우리는 한 살을 더 먹었습니다. 이렇게 해가 지날수록 쌓이는 나이에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첫째는 달력의 나이입니다. 달력이 넘어간 수대로 먹는 나이입니다. 둘째는 생물학적 나이입니다. 건강의 나이인데 달력 나이가 70세라도 몸 관리를 잘하면 생물학적 나이는 40세일 수 있습니다. 셋째는 정신적 나이입니다. 달력의 나이보다 이 나이가 적으면 철이 없다 하고 반대인 경우는 애늙은이라고 합니다. 넷째는 사회적 나이입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나이인데 몇 살에 대학에 가고 군대에 가고 결혼을 하는 등의 나이입니다. 이를 따르지 않으면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다섯째는 자각의 나이입니다. 자기가 스스로 생각하는 나이입니다. 달력의 나이가 많다 하더라도 젊다고 생각하면 젊은 것입니다. 젊어도 ..

무얼 더 보태겠는가 - 겨자씨

“눈. 목욕. 찌개 한 냄비. 더운 밥 한 그릇. 그렇게 하루가 저물다. 누가 여기 무얼 더 보태겠다시는가?” 판화가 이철수의 책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 중의 한 구절입니다. 펑펑 함박눈이 왔습니다. 마당과 골목길에 있는 눈을 치우고 목욕을 했습니다. 배가 고팠습니다. 방 안엔 따끈한 밥 한 그릇이 있고, 찌개 한 냄비가 밥상에서 아직도 끓고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이렇게 부족함이 없는 삶에 무얼 더 보탤 일이 있는가.” 이런 이야기입니다. 자족하는 삶은 남의 것을 바라보지 않고 주님이 내게 주신 것을 감사하며 누리는 것입니다. 달팽이는 빨리 달리는 노루를 부러워하지 않고, 바다에서 느긋하게 유영하는 해파리는 하늘에서 빠르게 비상하는 종달새의 날갯짓에 신경을 쓰..

나사렛 목수의 도구 - 겨자씨

어느 날 목수의 도구들이 회의를 했습니다. 회의 주제는 목수의 도구로서 자격과 품위가 현저히 떨어지는 망치 형제를 추방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소명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망치가 말했습니다. “제가 좀 시끄러운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망치가 시끄럽지 않으면 어떻게 못을 박겠습니까. 또 어긋난 틀을 두들기지 않으면 어떻게 바로 잡겠습니까. 그래도 제가 싫다면 나가겠습니다. 그러나 못 형제와 같이 나가도록 해주십시오. 망치가 없는 못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잠시 장내가 시끄러워졌습니다. 좌장으로 있던 대패가 “조용히 하라”고 말한 뒤 “못이 원한다면 망치를 따라가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나사못이 손을 들고 말했습니다. “못이 나간다면 사촌인 나사못도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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