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지 않은 속옷 - 겨자씨
어느 때나 마찬가지이겠습니다만 사순절을 맞아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의 길을 걷는 것은 더욱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십자가를 지고 가신 예수님의 뒤를 순례하듯 따라가는 것이니 어찌 그 걸음이 쉽겠습니까. 고난의 길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로마의 병사들이 예수님의 옷을 나눠 갖는 장면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겉옷을 네 조각으로 나눠 한 조각씩 갖습니다. 이는 십자가에 관한 복음이 동서남북 사방으로 퍼져나갈 것을 예시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겉옷과 달리 예수님의 속옷은 나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요한복음은 이렇게 밝힙니다. “이 속옷은 호지 아니하고 통으로 짠 것이라.”(19:23) 성기게 꿰매는 것을 ‘호다’라고 하는데, 호지 않은 속옷을 찢는 대신 제비를 뽑아 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