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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기도하며/겨자씨 1564

이 목자를 아십니까 - 겨자씨

시편 23편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시입니다. 서구에서는 종종 축하연에서 이 시편이 낭송되곤 합니다. 한번은 당대 최고 배우가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할 때의 일입니다. 공연이 끝난 뒤 한 노신사가 배우에게 부탁했습니다. “당신의 그 멋진 목소리로 시편 23편을 들려주세요.” 배우는 곧 시편 23편을 낭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맑고 아름다운 목소리였습니다. 배우가 낭송을 마치자 우레와 같은 큰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잠시 후 배우는 노신사에게도 똑같이 시편 23편을 낭송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노신사는 지그시 눈을 감고 천천히 낭송하기 시작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노신사가 낭송을 마치자 이번에는 극장에 침묵이 흘렀습니다. 알고 보니 사람들..

거울신경세포와 공감의 행복 - 겨자씨

모방은 자기와 다른 것을 그대로 본뜨는 것입니다. 공감은 남의 주장이나 감정 생각 따위에 찬성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공감이 모방보다 더 긍정적이고 심리적인 찬동입니다. 20여년 전부터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파르마대학에서 사람이나 동물이 다른 존재의 특별한 움직임에 똑같이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시작된 연구입니다. 이 신경세포는 다른 동물의 행동을 ‘거울처럼’ 반영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인간이나 동물이 남의 행동을 모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방은 사람에게 귀중한 학습능력입니다. 그러나 외적 행동에 그칠 뿐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공감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흉내 내는 것을 넘어 마음과 뜻과 행동을 함께하는 공감의 삶이 중요합니다. 오늘날 ..

땅에 있는 성도는 존귀하다 - 겨자씨

해럴드 모로위츠 미국 예일대 교수는 오랫동안 나사(NASA)의 컨설턴트로 활동했습니다. 아폴로 11호의 검역절차계획위원회에서 일했고 화성탐사선 바이킹호의 생물학 실험을 담당했습니다. 그는 아미노산 단백질 등을 결합해 인간처럼 사고하고 말하며 행동하는 존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6000조 달러가 든다고 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대단한 존재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가치 있게 하는 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로마서 8장 29절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첫 단계를 ‘미리 아심’으로 설명합니다. 히브리어와 헬라어에서 ‘알다’는 지식적 인지를 뛰어넘어 ‘사랑’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20세기 스코틀랜드 출신 조직신학자 존 머레이 박사는 이 부분을 해석하며 “미리 아심이라는 말은..

대화의 법칙 - 겨자씨

대한민국은 장미대선을 준비하는 토론회로 연일 뜨겁습니다. 목사도 투표할 의무가 있기에 짬을 내어 유심히 토론회를 시청했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이게 토론회인지 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정작 중요한 정책이나 비전은 온데간데없고 근거를 알 수 없는 비방과 애매모호한 답변만 잇달았습니다. 대화법의 부재입니다. 의도와 의지의 부재라기보다는 기술의 부재처럼 보입니다. 거기에 나름 필승전략을 담은 정치공학의 묘수가 숨어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대화는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아무리 남의 이야기가 부담스럽고 듣기 싫어도 경청해야 합니다. 충분히 상대방이 말을 다 할 때까지 말이지요. 때로 우리는 그것을 확인할 필요도 있습니다. “네. 그것이 전부입니까. 이제 제가 대답해도 될..

아름답습니다 - 겨자씨

창세기 말씀을 묵상하다가 ‘종류대로’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창 1:12) 하나님께서는 종류대로 지어 놓으시고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셨습니다. 물로 세계를 심판하실 때에도 노아를 통해 창조의 세계를 유지하셨습니다. “새가 그 종류대로, 가축이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이 그 종류대로 각기 둘씩 네게로 나아오리니 그 생명을 보존하게 하라.”(창 6:20) ‘종류대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은 이를 보시기에 좋아하셨고 훼손되지 않도록 노아의 방주로 들어가게 하셨습니다. 우리말의 ‘아름답다’에서 ‘아름’은 ‘나, 개인’이라는 의미였다고 합니다. 엄마는 엄마다울 ..

그저 봄만 그려라 - 겨자씨

“봄을 그리려 함에 버드나무나 복숭아꽃이나 살구꽃을 그리지 말지니. 그저 봄만 그려라.” 일본의 전통적 단시(短詩) 하이쿠 시인들 사이에서 명제 같은 글귀입니다. 봄에 대한 그림을 그린다고 가정해 봅시다. ‘봄’ 하면 떠오르는 것이 개나리 진달래 철쭉 등 봄꽃이나 나무 등일 것입니다. 그러나 살짝만 자유로이 생각하면 어머니와 그리움이 떠오를 수도 있고 엉뚱하게 딸기가 생각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그리라는 것입니다. 뻔한 지엽을 그리지 말고 근본을 그리라는 말이고 자신의 심상을 자유로이 그리라는 것입니다. 상상은 현실보다 강합니다. 상상이 모든 발명의 시작입니다. 지금의 이기(利器)들은 과거에 그것을 상상했던 사람들의 상상력이 현실로 나타난 것입니다. 물 하나로 비와 구름과 안개와 시냇물과 바다와 얼음과..

차고 넘치는 풍성한 인생 - 겨자씨

인생을 사는 이들을 보면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곧 쥐어짜는 사람과 흘러넘치는 사람입니다. 쥐어짜는 인생을 사는 사람은 마치 물 한 방울을 얻기 위해 마른 행주를 쥐어짜듯 힘겹게 살아갑니다. 제힘으로 살아보려니 하루하루 쥐어짜듯 허덕이며 사는 것입니다. 그러나 흘러넘치는 인생을 사는 사람은 다릅니다. 그는 내면에 하나님의 풍성함이 있습니다. 언제나 평안과 기쁨을 잃지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기에 은혜가 흘러넘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습니까. 일찍이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당시 교회개혁의 지난함을 걱정하던 동역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 인생에 언제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느냐. 오늘 우리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상황이 어려운 것이 아니다..

개미귀신과 우화등선 - 겨자씨

명주잠자리는 비단날개를 가진 멋진 곤충입니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잠자리의 유충을 개미귀신이라고 부릅니다. 개미귀신은 모래밭에 고깔 모양으로 된 함정, 이름도 무시무시한 개미지옥을 만들어놓고 먹이를 기다립니다. 그러다가 개미 같은 작은 곤충이 빠지면 큰 턱으로 잡아서 땅 속으로 끌고 들어가 체액을 빨아먹습니다. 자연세계에서는 당연한 행동이겠지만 장려할 만한 삶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개미귀신이 성장하면 허물을 벗고 명주잠자리가 됩니다. 벌레가 아름다운 날개를 가진 잠자리로 우화(羽化)되는 것입니다. 더욱이 모기를 잡아먹는 유익한 곤충으로 탈바꿈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이 만일 날개가 달려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땅에서 살던 인생이 하늘의 신선이 된다는 우화등..

묘비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 겨자씨

미국 어느 묘지에 이런 문구가 써 있다고 합니다. “부지런한 내 딸 여기에 잠들다. 부활의 때에도 제일 먼저 일어날 것이다.” 이런 문구도 있다고 합니다. “참 말 많던 아내 드디어 입을 다물다.” “사랑하는 내 아내 여기에 잠들다. 제발 아내를 깨우지 말아다오.” 192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버나드 쇼는 1950년 94세 때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말을 묘비에 새겨달라고 했습니다. ‘내 오래 살다가 결국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지’(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인데,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로 지나치게 의역됐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러니 “오직 한번뿐인 인생 속..

어색한 신토불이(身土不二) - 겨자씨

숫자를 막 배우던 어린 시절, 퍽 배우기 힘들었던 것이 세 자리마다 찍던 콤마(comma)였습니다. 우리는 자주 ‘1,000’을 만으로 읽고 ‘10,000’을 10만으로 읽는 실수를 했습니다. 우리의 숫자 단위는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억-조-경입니다. 네 자리 숫자인 만 단위마다 그 이름을 달리합니다. 만이 백 개면 백만, 천개면 천만이지만 만이 만개가 되면 만만이라 하지 않고 새로운 단위 ‘억’이 등장합니다. 마찬가지로 억이 만개면 만억이 아니라 ‘조’가 되고 조가 만개면 ‘경’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초등학교 시절 십만을 ‘10,0000’으로, 1억을 ‘1,0000,0000’으로 쓰면 편리하겠다고 생각을 했었지요. 그런데 왜 누가 말도 안 되게 세자리마다 콤마를 찍은 것일까요. 영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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