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서 - 이해인꽃밭에서 - 이해인

Posted at 2016.10.23 08:49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꽃밭에서

 

이해인

 

내가

예쁜 생각 한 번씩 할 적마다

예쁜 꽃잎이 돋아난다지

 

내가 고운 말 한 번씩 할 적마다

고운 잎사귀가

하나씩 돋아나고

 

꽃나무들이

나를 보고

환히 웃어

 

나도 꽃이 되기로 했지

나도 잎이 되기로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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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 - 이해인꽃과 나 - 이해인

Posted at 2016.10.21 10:18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꽃과 나

 

이해인

 

예쁘다고

예쁘다고

내가 꽃들에게

말을 하는 동안

꽃들은 더 예뻐지고

 

고맙다고

고맙다고

꽃들이 나에게

인사하는 동안

나는 더 착해지고

 

꽃물이 든 마음으로

환희 웃어보는

우리는

고운 친구

 

-이해인, '작은 기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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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달의 친구이고 싶다 - 이해인12달의 친구이고 싶다 - 이해인

Posted at 2016.10.20 09:43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12달의 친구이고 싶다

 

이해인

 

1월에는 가장 깨끗한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서로를 감싸줄 수 있는

따뜻한 친구이고 싶고

 

2월에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우정을

맛볼 수 있는 친구이고 싶고

 

3월에는 평화스런 하늘빛과 같은

거짓없는 속삭임을 나눌 수 있는

솔직한 친구이고 싶고

 

4월에는 흔들림 없이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으로 대할 수 있는

변함없는 친구이고 싶고

 

5월에는 싱그러움과 약동하는 봄의 기운을

우리 서로에게만 전할 수 있는

욕심많은 친구이고 싶고

 

6월에는 전보다 부지런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한결같은 친구이고 싶고

 

7월에는 즐거운 바닷가의 추억을

생각하며 마주칠 수 있는

즐거운 친구이고 싶고

 

8월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힘들어 하는 그들에게

웃는 얼굴로 차가운 물 한잔 줄 수 있는

여유로운 친구이고 싶고

 

9월에는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고독을 함께 나누는

분위기 있는 친구이고 싶고

 

10월에는 가을의 풍요로움에 감사할 줄 알고

우리 이외의 사람에게 나누어 줄줄 아는

마음마저 풍요로운 친구이고 싶고

 

11월에는 첫눈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열중하는

낭만적인 친구이고 싶고

 

12월에는 지나온 즐거운 나날들을

얼굴 마주보며 되뇌일 수 있는

다정한 친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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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사계절 - 이해인시사랑의 사계절 - 이해인시

Posted at 2016.10.19 10:06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사랑의 사계절

 

이해인

 

봄에는

연둣빛 새싹을 닮은

쉼표의 설렘으로

 

여름에는

소나기를 닮은

감탄사의 열정으로

 

가을에는

산바람을 닮은

말없음표의 감동으로

 

겨울에는

하얀 눈을 닮은

물음표의 기도로....

 

사랑은 언제나

다시 시작하는 계절로

상징적인 암호로

나를 행복하게 하네.

 

-이해인 시집, '작은 기쁨'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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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때의 기도 - 이해인휴가때의 기도 - 이해인

Posted at 2016.10.17 09:31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휴가때의 기도

 

이해인

 

바다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탁 트이고

산이라는 말만 들어도 한 줄기의 푸른 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주는 한여름

저희는 파도의 씻기는 섬이 되고

숲에서 쉬고 싶은 새들이 됩니다

 

바쁘고 숨차게 달려오기만 했던

일상의 삶터에서 잠시 일손을 멈추고

쉼의 시간을 그리워하는 저희를

따뜻한 눈길로 축복하시는 주님

 

가끔 한적한 곳으로 들어가

쉼의 시간을 가지셨던 주님처럼

저희의 휴가도 게으름의 쉼이 아닌

창조적인 쉼의 시간으로 의미 있는

하얀 소금빛 보석이 되게 해주십시오

 

휴식의 공간이 어느 곳이든지

함께하는 이들이 누구든지

저희의 휴가길에는 쓸데없는 욕심을 버려서

환해진 미소와 서로 돕고 양보하는 마음에서 피어오른

잔잔한 평화가 가득하게 하십시오

 

피곤한 몸과 마음을 눕히는 긴 잠도

주님 안에 머물면 달콤한 기도의 휴식이리니

저희가 쉴 때에도 늘 함께하여 주심을 믿습니다

 

자연과의 만남을 통해

저희를 새로운 아름다움에 눈뜨게 하여 주시고

이웃과의 만남을 통해

삶의 다양성을 이해하게 해주시며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우울하고 메마른 저희 마음의 사막에

기쁨의 샘물이 솟아오르게 해주십시오

 

떄로는 새소리, 바람소리에 흠뻑 취하는

자유의 시인이 되어보고

별과 구름과 나무를 화폭에 담아보는

화가의 마음을 닯아 봅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숨겨진 보물을

새로이 발견하고 감탄하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잊고 살던 아름다움의 발견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순간들도

문득 자신의 초라하게 느껴지는 순간들도

즐거이 봉헌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휴가의 순례길에서

저희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좀더 고요하고 슬기로운 사람으로

새로워질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오

 

넓디넓은 바다에서는

끝없이 용서하는 기쁨을 배우고

깊고 그윽한 산에서는

한결같이 인내하는 겸손을 배우며

각자의 자리에서 성숙하게 하십시오

항상 곁에 있어 귀한 줄 몰랐던

가족, 친지, 이웃과의 담담한 인연을

더없이 고마워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은혜로운 휴가가 되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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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기도 - 이해인푸른 기도 - 이해인

Posted at 2016.10.14 10:00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푸른 기도

 

이해인

 

하늘이 높고 푸를수록

나도 자꾸 높아져서

하늘 안으로

쏙 들어가고 싶네

 

바다가 넓고 푸를수록

나도 자꾸 넓어져서

수평선 끝까지

춤을 추며 걷고 싶네

 

산이 깊고 푸를수록

나도 자꾸 깊어져서

나무 향기 가득한 산속에

그대로 묻히고 싶네

 

-이해인, '작은 기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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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쓰기2 - 이해인 시편지쓰기2 - 이해인 시

Posted at 2016.10.12 10:23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편지쓰기2

 

네가 누구인가

내가 누구인가

발견하고 사랑하며

편지를 쓰는 일은

 

목숨의 한 조각을

떼어주는 행위

 

글씨마다 혼을 담아

멀리 띄워보내면

받는 이의 웃음소리

가까이 들려오네

 

바쁜 세상에

숨차게 쫓겨 살며

무관심의 벽으로

얼굴을 가리지 말고

 

때로는 조용히

편지를 써야 하리

 

미루고 미루다

 

나도 어느날은 모르고

죽은 이에게 편지를 썼네

끝내 오지 않을 그의 답을

꿈에서도 받고 싶었지만

 

내 편지 기다리던 그는

이 세상에 없어

커다란 뉘우침의 흰 꽃만

그의 영전에 바쳤네

 

편지를 쓰는 일은

쪼개진 심장을 드러내 놓고

부르는 노래

 

우리가 아직 살아 있음을

혼자가 아님을 확인하기 위하여

떄로는 편지를 써야 하리

 

사계(四季)의 바람과 햇빛을

가득히 담아

마음에 캐겨 둔 이야기 꺼내

아주 짧게라도

편지를 써야 하리

 

살아있는 동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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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쓰기1 - 이해인 시편지 쓰기1 - 이해인 시

Posted at 2016.10.11 12:00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편지 쓰기1

 

이해인

 

내 일생 동안

매일 매일

편지를 썼으니

하늘나라에 가서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쓸까

내가 처음으로

너를 좋아할 때의

설레임으로

따뜻함으로

편지를 써야겠다

한때는 목숨걸고

힘들게 글을 썼지만

하늘나라에서는

더욱 즐겁게

여유있게

담백하게

죄없이 순결한

편지를 써야겠다

너는 답장 대신

흰구름을 올려다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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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기쁨 - 이해인고마운 기쁨 - 이해인

Posted at 2016.10.10 10:43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고마운 기쁨

이해인

 

적당히 숨기려 해도

자꾸만 웃음으로

삐져나오네

 

억지로 찾지 않아도

이제는 내 안에

뿌리박힌 그대

 

어디에 있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내가 부르기만 하면

얼른 달려와 날개를 달아주는

얼굴 없는 나의 천사

고마운 기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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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쁨 - 이해인 시작은 기쁨 - 이해인 시

Posted at 2016.10.06 11:32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작은 기쁨

 

이해인

 

사랑의 먼 길을 가려면

작은 기쁨들과 친해야 하네

 

아침에 눈을 뜨면

작은 기쁨을 부르고

밤에 눈을 감으며

작은 기쁨을 부르고

 

자꾸만 부르다 보니

작은 기쁨들은

이제 큰 빛이 되어

나의 내면을 밝히고

커다란 강물이 되어

내 혼을 적시네

 

내 일생 동안

작은 기쁨이 지어준

비단 옷을 차려입고

어디든지 가고 싶어

누구라도 만나고 싶어

 

고맙다고 말하면서

즐겁다고 말하면서

자꾸만 웃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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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망 - 이해인작은 소망 - 이해인

Posted at 2016.10.05 10:09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작은 소망

 

이해인

 

내가 죽기 전

한 톨의 소금 같은 詩를 써서

누군가의 마음을

하얗게 만들 수 있을까

 

한 톨의 詩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는 될 수 있겠지

 

힘들 때 잠시 웃음을 찾는

작은 위로는 될 수 있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여

맛있는 소금 한 톨 찾은 중이네

 

-시집, '작은 기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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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은 - 이해인가을 산은 - 이해인

Posted at 2016.09.29 09:59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가을 산은


가을 산은

내게 더 가까이 있고

더 푸르게 있다


슬픔 가운데도 빛나는

내 귀한 연륜


시시로

높은 산정 오르며

생각했지


눈 감으면 보이고

눈 뜨면 사라지는

나의 사랑


하 그리 고운 언어들

많이도 잊었지만

은총의 빛 얻어

슬프지 않은


가을 날

희게 손을 씻고 뛰어가는

당신의 언덕 길


덧없이 숨이 차 옴은

그게 다 어린 탓이라고

혼자 생각에


마음 더욱

가난히 키워

고개를 들면


가을 산은

내게 더 가까이 있고

더 푸르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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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은 - 이해인 시가을 산은 - 이해인 시

Posted at 2016.09.18 09:01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가을 산은

가을 산은
내게 더 가까이 있고
더 푸르게 있다

슬픔 가운데도 빛나는
내 귀한 연륜

시시로
높은 산정 오르며
생각했지

눈 감으면 보이고
눈 뜨면 사라지는
나의 사랑

하 그리 고운 언어들
많이도 잊었지만
은총의 빛 얻어
슬프지 않은

가을 날
희게 손을 씻고 뛰어가는
당신의 언덕 길

덧없이 숨이 차 옴은
그게 다 어린 탓이라고
혼자 생각에

마음 더욱
가난히 키워
고개를 들면

가을 산은
내게 더 가까이 있고
더 푸르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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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밤(栗)을 받고 - 이해인 시가을에 밤(栗)을 받고 - 이해인 시

Posted at 2016.09.16 07:57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가을에 밤(栗)을 받고


'내년 가을이 제게 다시 올지 몰라

가을이 들어 있는 작은 열매

밤 한 상자 보내니 맛있게 드세요'


암으로 투병 중인

그대의 편지를 받고

마음이 아픕니다


밤을 깍으며

하얗게 들어나는

가을의 속살


얼마나 더 깍아야

고통은 마침내

기도가 되는걸까요?


모든 것을

마지막으로 여기며

최선을 다하는 그대의 겸손을

모든 사람을 마지막인 듯

정성껏 만나는 그 간절한 사랑을

눈물겨워하며 밤 한 톨 깍아

가을을 먹습니다


삶을 사랑하는 그 웃음

아끼지 마시고

이 가을 언덕에

하얀 들국화로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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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이해인 시가을 - 이해인 시

Posted at 2016.09.14 09:12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가을


보고 싶어 

보고 싶어


가을은 

사랑에 빠진 

하느님 얼굴


산천이 

일어서네


풀섶의 벌레가 

숨어 빚는 가락이 

기도가 되는


가을은 

나를 안은 

유리 항아리


눈을 감아도 

하늘 고이네 

물이 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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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람 - 이해인 시가을 바람 - 이해인 시

Posted at 2016.09.13 09:19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가을 바람


숲과 바다를 흔들다가

이제는 내 안에 들어와

나를 깨우는 바람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놓고

햇빛과 손잡는

눈부신 바람이 있어

가을을 사네


바람이 싣고 오는

쓸쓸함으로

나를 길들이면

가까운 이들과의

눈물겨운 이별도

견뎌낼 수 있으리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사랑과 기도의

아름다운 말

향기로운 모든 말

깊이 접어두고

침묵으로 침묵으로

나를 내려가게 하는

가을 바람이여


하늘 길에 떠가는

한 조각 구름처럼

아무 매인 곳 없이

내가 님을 뵈옵도록

끝까지 

나를 밀어내는

바람이 있어

나는 

홀로 가도

외롭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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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일기 - 이해인 시가을 일기 - 이해인 시

Posted at 2016.09.11 08:57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가을 일기


잎새와의 이별에

나무들은 저마다

가슴이 아프구나


가을의 시작부터

시로 물든 내 마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

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이

너를 향한 그리움인 것을 

가을을 보내며

비로소 아는구나


곁에 없어도

늘 함께 있는 너에게

가을 내내

단풍 위에 썼던

고운 편지들이 

한잎 한잎 떨어지고 있구나


지상에서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는 동안

붉게 물들었던 아픔들이

소리 없이 무너져 내려

새로운 별로 솟아오르는 기쁨을

나는 어느새 

기다리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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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새의 기도 - 이해인 시가난한 새의 기도 - 이해인 시

Posted at 2016.09.10 10:29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가난한 새의 기도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다니는

흰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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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노래 - 이해인 시가을 노래 - 이해인 시

Posted at 2016.09.09 11:04 | Posted in 마음으로기도하며/이해인시모음



가을 노래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

소리를 내면 비어 오는

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며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대는 꽃 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푸른 목청 뽑아 노래하는 

숨은 풀벌레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감이 되고 싶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움 익혀

당신의 것으로 바쳐 드리는

불을 먹은 감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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