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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기도하며/겨자씨 1564

체로금풍(體露金風) - 겨자씨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고 나무에 싹이 나기 시작합니다. 잎사귀가 나무줄기를 덮어버리면 사람들은 무성한 잎사귀에 더 관심을 갖고 줄기를 잊어버립니다. 그러다 가을이 되어 낙엽이 지기 시작하면 줄기가 드러납니다. 늦가을 이른 아침, 노랗게 물든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 한꺼번에 쏟아져 내릴 때가 있습니다. 그때 은행나무의 몸통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금빛 잎사귀들이 바람에 날립니다. 체로금풍입니다. 잎사귀가 무성할 때는 은행나무의 줄기가 가는지 굵은지, 멋진지 흠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잎사귀가 다 떨어져 버리면 몸통이 드러납니다. 그때는 정말 나무의 진실을 밝히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어느 날 시장하셔서 멀리서 잎사귀가 가득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다가가셨습니다. 그런데 잎사귀 외에 열매가 없는 것을 보시..

중상모략 - 겨자씨

퀴즈를 하나 내겠습니다. 다음의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힘과 기술을 갖고 있다. 나는 죽이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다. 나는 가정과 교회와 국가를 파괴한다. 나는 수많은 사람의 인생을 파괴했다.” 여기서 나는 누구일까요? 정답은 ‘중상모략’입니다. 이 글은 수년 전 애틀란타저널에 모건 블레이크가 쓴 기사였습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민 중상모략의 파괴력은 너무나도 큽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0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기소된 무고사건의 비율은 일본의 1483배입니다. 인구비를 고려하면 일본의 4151배에 이릅니다. 위증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소된 위증 피의자는 일본의 240배, 인구비를 고려하면 671배에 달합니다. 마귀는 거짓의 아비입니다(요 8:44). 거짓말,..

꽃이든 새든 하늘이 하십니다 - 겨자씨

‘꽃은 가만히 있고/새는 먹이를 찾아 헤매는데/그분, 말씀하시네/둘 다 하늘이 먹이고 있다고.’(조희선의 ‘하늘이 하신다’) ‘공중의 새와 들의 꽃을 보라 누가 그것을 먹이고 입히느냐,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 하냐.’(마6:26∼28) 올 한 해를 어떻게 살아오셨는지요. 새처럼 동분서주하며 바쁘게 살았습니까, 꽃처럼 제자리에서 유유자적 살았습니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산 거라 생각하시는지요.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새는 새처럼 살고 꽃은 꽃처럼 사는 거지요. 감사하며 행복한 것은 곳간 없이 사는 새나 길쌈 수고 없는 꽃을 하나님이 먹이시고 입히신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러워할 일도 없고 염려할 이유도 없습니다. 하늘의..

사유화와 나르시시즘 - 겨자씨

최순실 사태를 불러온 박근혜 정권의 근본 문제는 ‘권력의 사유화’입니다. 잘 나가던 회사가 별안간 흔들리고 무너지는 이면에는 오너의 ‘회사 사유화’가 있습니다. 종종 불거지는 교회 세습과 권력 분쟁, 성범죄, 공금횡령 등은 ‘교회 사유화’의 부끄러운 민낯입니다. ‘사유화’란 권력이든 회사든 교회든 본래 개인의 것이 아닌, 개인의 것일 수 없는 것을 개인의 것으로 삼는 것, 그럴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 결말은 당사자뿐 아니라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겪는 큰 고통입니다. 그 바탕에는 ‘모든 것을 소유하고 조종하려는’ 나르시스(Narcissus)적 자아가 있습니다. 나르시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잘생긴 목동입니다. 아무도 사랑할 줄 모르던 그는 어느 날 호수에 비친, 생전 처음 보는 아름..

첫 키스만 50번째 - 겨자씨

어제 밤 사랑한다고 고백한 사람이 다음 날 상대방에게 “누구세요”라고 묻는다면 고백 받은 사람은 황당할 것입니다. 영화 ‘첫 키스만 50번째’의 주인공인 헨리는 루시와 사랑에 빠집니다. 데이트를 한 다음 날 헨리는 루시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그런데 루시는 헨리를 처음 보는 것처럼 행동합니다. 루시는 전향성 기억상실증 환자였습니다. 헨리는 자칫 좌절할 수 있었지만 ‘생각의 전환’을 합니다. 매일 프로포즈를 하면서 새로운 사랑을 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첫 키스만 50번째! 하나님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문제 자체를 없애 주시는 것이고, 또 하나는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생각을 가르쳐 주셔서 문제가 문제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즉 성경적 생각으로 전환시켜..

이런 사람을 아십니까 - 겨자씨

이탈리아 중부의 아시시라는 곳에 가면 성 프란체스코 성당이 있습니다. 이곳은 본래 지형이 높아 처형장으로 많이 사용됐고 사람들에게 ‘지옥의 언덕’이라 불리던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일생을 성결한 크리스천으로 청빈 정결 순명의 삶을 살았던 프란체스코가 이곳에 묻힘으로 그 위에 성당이 세워지고 후일 ‘천국의 언덕’이라 불리게 됐습니다. 이처럼 성결한 크리스천은 지옥의 언덕일지라도 천국의 언덕으로 바꿀만한 선한 영향력을 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오늘 자신의 자리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까. 언젠가 성결한 크리스천을 생각하며 이런 글을 적어봤습니다. “이런 사람을 아십니까. 친구가 잘 될 때 샘내지 않는 사람, 이웃 위해 나눌 때 인색하지 않는 사람, 자족할 수 있는 사람, 비난당할 때..

품을 내주는 교회 - 겨자씨

‘사람은 서로 도우면서 살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생명체로 태어났으니까 품을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품을 산다, 품을 판다는 말도 있고, 품앗이라는 말도 있고, 엄마 품 아빠 품이라는 말도 있듯이 이 품이라는 것은 실제로 울타리 안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되고, 더 넓은 품으로 품들이 확산돼야 한다. 그 힘들이 확산될수록 좋은 세상은 옵니다.’(작가 윤구병) 언젠가 교우들과 함께하는 여름신앙수련회에서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공동체는 무엇이고 그 중심은 또 어디냐를 두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들 ‘가운데가 중심이다’ ‘머리가 중심이다’ 뭐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한분이 중심은 ‘아픈 곳’이란 말을 했습니다. 몸의 한곳이 아프면 모든 신경과 관심이 그쪽으로 쏠리고 그곳을 낫..

건망증과 치매 - 겨자씨

건망증보다 치매가 문제입니다. 깜빡 잊고 나중에 ‘아차!’ 하면 건망증이고 생각 자체를 영원히 잊어버리면 치매입니다.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모르면 건망증이고, 그것을 보고도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모르면 치매입니다. 배우자의 생일을 까먹으면 건망증, 배우자를 보고도 누구인지 모르면 치매입니다. 비상금을 둔 위치를 몰라 헤매면 건망증, 그걸 찾아서 아내에게 갖다 주면 치매입니다. 통장에서 돈을 찾아 아들에게 주면 중증 치매입니다. 20대는 택시에 타자마자 휴대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느라 바쁘고, 50대는 택시에 타서 내릴 때까지 휴대전화를 찾느라 뒤적거립니다. 이 정도면 귀여운 증상입니다. ‘업은 아이 3년 찾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정도면 중증입니다. 그런데 중증을 넘어선 불치성 건망증과 치매..

그날을 기다리는 행복 - 김석년 목사

노벨문학상 수상자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중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두 노인이 함께 시골의 한 그루 나무 밑에서 ‘고도’를 50년 이상 기다린다는 내용입니다. 그들은 고도가 누구인지, 왜 기다려야 하는지, 언제 오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기다립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의문을 던집니다. “고도가 오지 않으면 어쩌지? 그러면 목이나 매자.” “고도가 오면? 그땐 사는 거지.” 누군가 작가에게 고도가 누군지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작가는 대답합니다. “그걸 알았다면 내가 작품에 썼을 것이다.” 그러면서 작가는 오늘 우리에게도 되묻습니다. “당신의 고도는 무엇인가. 무엇을 그토록 기다리며 사는가.” 생각해보십시오. 지금 당신이 기다리는 것은 무엇입니까. 혹 허무한 것을 기다리다 세월도,..

천국에 간 요한신학자 - 한상인 목사

어떤 신학자의 글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사도 요한의 저서를 평생 연구한 신학자가 천수를 누리고 천국에 갔습니다. “참 오랜만에 신학자가 천국에 왔다”며 천사가 보고하면서 그의 저서를 하나님께 올렸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면서 그 신학자에게 물었습니다. “네가 요한신학을 평생 연구했다지?” “네, 그렇습니다. 30여년의 연구 끝에 지금 들고 계신 책을 썼습니다.” “대단하구나. 수고 많았다.” 요한신학자가 이어 말했습니다. “궁금하신 것이 있으면 물어보셔도 좋습니다.” “내가 성경에 대해 네게 물어보란 말이냐.” “송구스럽습니다. 오랜 교수 생활이 몸에 배어 저도 모르게 실수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도 요한을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너에 대해 쓴 책이라고 하니 읽어보거라.” 요한이 책을 훑어보면서 말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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