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골 들녘은 씨 뿌리는 일로 바쁩니다. 봄에 뿌린 씨앗은 가을에 열매를 맺습니다. 고구마 새순 한 가닥이 눈부신 태양빛을 머금고 무럭무럭 자라 10개 내외의 탐스런 열매를 맺죠. 손톱보다 작은 볍씨 한 알이 굳세게 싹을 틔워 70∼80개의 쌀알을 주렁주렁 매달기도 합니다. 가녀린 옥수수 줄기는 여름을 견디고 서너 개의 튼실한 옥수수 열매를 맺는데 그 옥수수 한 개에 300여개의 낟알이 있으니 가히 1000배에 달하는 결실입니다. 지난 가을에 심어 수확이 가까워온 마늘의 꽃줄기를 뽑으며 농부인 아버지가 말씀하시더군요. “이 마늘종을 그대로 두면 여기에서도 마늘이 열린단다. 땅속에서 실한 마늘을 얻기 위해선 줄기를 뽑아줘야 하는 게지.” 땅속에서 뿐 아니라 하늘 속에서라도 열매를 맺으려는 마늘종의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