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소리(笑里)가 아주 어렸을 적, 둘이서 서울을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원주로 내려오는 시간, 막 땅거미가 깔리며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창가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던 딸이 물었습니다. “아빠, 해는 환한 데 있으니까 혼자 있어도 괜찮지만, 달은 캄캄한 데 혼자 있으면 무서울까 봐 별이랑 같이 있는 거예요?” 먹물처럼 어둠이 번진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하늘에 돋아나는 달과 별을 보면서 어린 딸은 그런 생각이 들었던 모양입니다. 딸의 말을 듣고 창밖을 내다보니 쪽배를 닮은 초승달과 그 옆에 환한 별 하나가 떠 있었습니다. 달과 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한 어린 딸의 마음이 예뻐 한껏 인정을 했습니다. “그래, 그렇겠구나. 네 말이 꼭 맞겠구나.” 소리는 졸음에 겨워 아빠 무릎을 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