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여행했을 때였습니다. 아들이 이름 모를 풀을 보며 “저 풀이 뭐예요” 하고 묻기에 무심코 “응, 잡초야”라고 대답했습니다. “저 풀은 뭐예요?” “응, 그것도 잡초.” 그러자 아들이 말하더군요. “아빠가 모르는 풀은 다 잡초예요?” 그 말에 크게 얻어맞은 듯했습니다. 내가 모르는 풀을 다 잡초라고 하듯이, 내가 꺼려하는 사람도 잡초처럼 여기지는 않았는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잡초(雜草)라고 하지 않고 야초(野草)라고 부릅니다. 잡초라고 할 때는 뽑아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만, 야초라고 하면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유 있는 존재가 됩니다. 세상 만물은 이유 없이 ‘던져진’ 존재들이 아니라, 하나님 뜻에 의해 ‘보내진’ 존재들입니다. 더군다나 인간은 더욱 그러합니다. 나와 껄끄러운 사람들도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