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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824

존재를 빛나게 하는 배경 - 겨자씨

“존재한다는 것은 나 아닌 것들의 배경이 된다는 뜻이란다.” “배경이란 뭐죠.” “내가 지금 여기서 너를 감싸고 있는 것이지.” “네, 별이 빛나는 것은 어둠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죠? 꽃이 아름다운 것은 땅이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이고요. 그러면 연어 떼가 아름다운 건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돼주기 때문인가요.” “그렇고말고.” 안도현 작가의 책 ‘연어’에 나오는 은빛 연어와 강의 대화입니다. ‘배경’이라는 말은 그리 유쾌하지 않은 느낌을 지닌 단어입니다. 좋은 부모와 좋은 가문이라는 배경을 가진 사람은 출발선에서 조금 유리할 수 있습니다. 좋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배경은 유력한 사람들을 ‘선배’로 부를 수 있게 합니다. 특정 지역을 배경으로 삼는 사람은 자신을 지지해줄 든든한 버팀목을 가지기도 합니다. ..

설렘보다 떨림 - 겨자씨

“사랑은 안절부절. 사랑은 설레임. 사랑은 서성댐. 사랑은 산들바람. 사랑은 나는 새”. 나태주 시인의 시 ‘사랑은’입니다. 젊음은 새처럼 날아가지만, 먹물처럼 지워지지 않습니다. 20대 젊은 날의 초상은 너무나 벅차서 차라리 눈물이 나는 때입니다. 첫 편지를 열어보듯 가슴에 요동치던 설렘. 그때 바라보던 만물들, 사랑의 눈빛과 설렘이 푸른 별이 되고 녹색 봄이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 설렘은 희석됩니다. 아니, 어찌 보면 이런 감정은 희석돼야 찬 서리 같은 현실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설렘’이 사라져도 설렘보다 아름다운 ‘떨림’이 있는 한 행복합니다. 예배 전 ‘오늘은 주님이 무슨 말씀을 하실까’ 떨리는 마음, ‘오늘은 어떤 영혼을 보내 주실까’ 떨리는 마음..

다윗과 모야무지 - 겨자씨

모야무지(暮夜無知)의 뜻은 “한밤중이어서 아는 이가 없다”입니다. 바로 이 모야무지가 많은 사람을 죄악으로 유혹합니다. 후한서에 형주자사가 된 양진의 일화가 나옵니다. 창읍 태수가 황금 10근을 들고 형주자사를 찾아와 “깊은 밤중이라 아는 이가 없다”고 말합니다. 양진이 “하늘이 알고, 귀신이 알고, 내가 알고 그대가 아는데, 어찌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라며 꾸짖습니다. ‘미투(Me Too)운동’으로 감춰진 죄악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권력형 성범죄의 원조는 다윗입니다. 어느 날 다윗은 목욕하는 여인을 보고 간음하고, 그 사건을 덮으려다가 끝내는 그녀의 남편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선지자 나단이 와서 다윗의 숨은 죄를 목숨을 걸고 터뜨렸습니다. 다행히 다윗의 양심이 살아 있어서, 나단을 죽이지..

방향이 더 중요합니다 - 겨자씨

멋진 차를 타면 좋습니다. 승차감이 쾌적한 차라면 더 좋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자동차가 ‘어디를 향하느냐’입니다. 아무리 번쩍거리는 고급 승용차를 탄다 해도 절벽을 향해 돌진한다면 재빨리 내려야 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낭떠러지를 향하고 있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뛰어내려야죠. 지금은 초라하고 낡은 차라 해도 천국을 향하는 차라면 우리는 그 차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말이죠. 만약 운전대를 쥐고 있다면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힘차게 달리다 길을 잘못 들어갈 때도 있겠죠. 우회도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잘못 들어가면 다시 유턴할 수 없는, 일방통행 길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기에 늘 신중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디를 향하..

당신에게 무슨 습관이 있습니까 - 겨자씨

예수 그리스도를 오래 믿어도 믿음이 자라지 않고 늘 제자리걸음 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믿음이 자랄 수 있을까’하고 나름 고민할 때도 있습니다. 마음을 잡고 노력해 보지만 기대와 달리 물거품이 될 때가 많습니다. 신앙의 발전이 없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죄의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반복적으로 짓는 죄는 우리의 신앙을 제자리에 머물게 합니다. 많은 신자가 이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왜 죄의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할까요. 마음으로만 믿고 머리로만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식과 실천이 조화된 신앙이 아니라 교리를 아는 정도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수 믿고 변하여 새사람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그때 우리는 복음의 능력을 경험하게 될 것..

잡지 구독을 중단한 이유 - 겨자씨

피터 드러커 저(著) ‘프로페셔널의 조건’(청림출판, 138쪽)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 정부 산하 대규모 과학연구소에 나이 많은 출판국장이 퇴임하고 좀 더 전문성 있는 젊은 국장이 부임했습니다. 그는 일류 과학 전문기자 출신이어서 간행물들이 더욱 전문지다운 품위를 가지게 됐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간행물의 주요 독자층인 과학자들이 잡지 구독을 중단했습니다. 그 이유를 존경스러운 어느 과학자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난번 출판국장은 ‘우리들을 위해(for us)’ 글을 썼는데, 새로 부임한 국장은 ‘우리들에게(to us)’ 글을 쓰고 있는 것 같소이다.”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늘 스승이 되려 하고 어른 노릇을 하려 했습니다. 잔치에서는 상석에 앉으려 했고, 스스로 비루한 백성과는 다른 존재라고 생각했..

외로움과 영원한 동행 - 겨자씨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는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입니다. 세계적인 택배회사의 직원 ‘척 놀랜드’가 출장 중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합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그는 무인도 생활을 시작합니다. 어느 날 그는 배구공에 사람 얼굴을 그리고, 그것을 ‘윌슨’이라고 부르며 친구가 됩니다. 그러다가 그는 배구공 따위와 친구하며 살 생각이 없다고 공을 던져버립니다. 그러나 다시 배구공을 찾아서 끌어안고 오열합니다. 결국 그는 문명세계로 돌아오지만 그곳에서도 외로움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습니다. 간혹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을 지겹게 여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인도에 홀로 있게 된다면 상황이 전혀 달라집니다. “제발 한 사람이라도 같이 있게 해 달라”고 절규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풍족한 생..

아니 마아민 - 겨자씨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대인은 유월절이 되면 ‘아니 마아민’이란 노래를 부릅니다. 히브리어로 ‘나는 믿는다’는 뜻인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나는 믿는다. 나의 메시아가 나를 돕기 위해 반드시 나를 찾아오리라는 사실을.” 그런데 유대인은 동료들이 가스실로 끌려가 죽는 모습을 보며 다음 절을 이렇게 불렀습니다. “그런데 때때로 그 메시아는 너무 늦게 오신다.” 수용소의 젊은 유대인 의사는 이 노래 부르기를 거절했습니다. 그는 다른 동료들이 깊이 잠든 밤 중 홀로 일어나 강제노역 때 주운 유리 조각으로 피가 나도록 면도했습니다. 아침이면 나치 병사가 찾아와 가스실로 데려갈 수감자를 찾았지만 그를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깨끗한 용모에서 강렬한 삶의 의지가 보여 죽이기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전..

봄날을 기대하며 - 겨자씨

겨울의 끝자락입니다. 주말동안 전국에 따스한 기운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언제 들이닥칠지 모릅니다. 조금만 더 견디면 완연한 봄날이 올 것입니다. 어김없이 겨울은 가고 봄은 옵니다. 인생의 계절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 많이 배운 사람이나 못 배운 사람, 부자 등 모든 사람들에게 봄은 공평하게 찾아옵니다. 신앙생활의 계절은 어떤가요. 여전히 영적인 겨울을 보내고 있는지 돌아볼 일입니다. 자연의 계절에 봄이 찾아오듯 영적인 계절에도 봄은 찾아옵니다. 영적으로 차가운 겨울의 시절에 있으십니까. 조금만 인내하고 참으십시오. 계절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당신을 위한 영적인 봄날을 준비하고 계시니까요. 곧 있으면 벚꽃도 피고 개나리와 목련도 필 것입니다. 산과 들에 꽃들이..

눈 밑에서 싹트는 야생화 - 겨자씨

텔레비전을 보다가 산 지킴이가 말하는 야생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온통 눈으로 덮인 겨울 산에 대해 산 지킴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눈 밑에는 봄에 피어날 야생화가 소리 없이 자라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길이 아닌 곳으로는 가능한 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것이었습니다. 산 지킴이의 말을 듣고 마음에 깊은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깊은 생각 없이 내키는 대로 이곳저곳 발걸음을 옮길 때 이름 모를 야생화의 싹이 짓밟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심코 한 행동에 자칫 야생화가 좌절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한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고 죽어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무심코 한 행동이 누군가의 마음에 깊은 상처가 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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