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안절부절. 사랑은 설레임. 사랑은 서성댐. 사랑은 산들바람. 사랑은 나는 새”.
나태주 시인의 시 ‘사랑은’입니다. 젊음은 새처럼 날아가지만, 먹물처럼 지워지지 않습니다. 20대 젊은 날의 초상은 너무나 벅차서 차라리 눈물이 나는 때입니다. 첫 편지를 열어보듯 가슴에 요동치던 설렘. 그때 바라보던 만물들, 사랑의 눈빛과 설렘이 푸른 별이 되고 녹색 봄이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 설렘은 희석됩니다. 아니, 어찌 보면 이런 감정은 희석돼야 찬 서리 같은 현실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설렘’이 사라져도 설렘보다 아름다운 ‘떨림’이 있는 한 행복합니다. 예배 전 ‘오늘은 주님이 무슨 말씀을 하실까’ 떨리는 마음, ‘오늘은 어떤 영혼을 보내 주실까’ 떨리는 마음, ‘내가 악한 종입니다’ 회개하며 떨리는 마음. 주님 앞에 고개 숙인 떨림은 빗줄기 같은 리듬이 되어 온 영혼을 흔듭니다. 살아 있는 나침반의 초침은 무엇이 그리도 경외스러운지 늘 떨고 있습니다. 초심의 떨림이 있는 한 그를 믿을 수 있습니다. 떨림이 울림이 됩니다. 떨림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됩니다. 설렘보다 떨림이 더 아름답습니다.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섬기고 떨며 즐거워할지어다.”(시 2:11)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