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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824

스승과 천화(天花) - 겨자씨

사람은 산에 올라서야 동서남북을 초월할 수 있습니다. 높은 산에 오르면 산 아래의 모순과 대립의 세계를 벗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높은 산이 있으면 풍요로움이 있습니다. 보통 야산들은 하늘에서 비가 내릴 때만 계곡에 물이 흐릅니다. 그러나 산 높이가 1000m쯤 되면 계곡물이 그치지 않고 흐릅니다. 산이 더 높아지면 내리는 비가 차곡차곡 눈으로 쌓여 산정이 하얀 설산이 됩니다. 만년설산이 되면 아무리 가물어도 흘러내리는 물이 그치지 않습니다. 위대한 스승은 만년설산과 같아서 진리의 말씀이 그치지 않습니다. 그 품격과 덕행은 하얀 눈이 덮인 것처럼 신비롭고 아름답습니다. 옛사람들은 햇빛에 반사되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설산을 천화(天花)라고 불렀습니다. 진정 위대한 스승은 천화, 하늘의 꽃입니다. 성경에 보면..

절망과의 한판 승부 - 겨자씨

2003년 중국에서 발생한 중증호흡기증후군(SARS)은 그해 중국에서만 8400명의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치사율이 무려 10%에 달했던 무시무시한 전염병이었습니다. 2009년에는 ‘신종플루’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를 떨게 했습니다. 200여개국에서 발병해 1년여 동안 1만 8500명이 사망했습니다. 2015년에는 중동호흡기 증후군(MERS)이 우리나라를 강타했지요. 격리 대상자로 분류됐던 사람만 1만 5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무시무시한 충격을 가져왔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지 않습니까. 그런데 전염병보다 더 치명적인 질환이 있습니다. 오늘 이 시대에 급속도로 퍼져가는 전염병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병, 자신 외에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전염돼 불안의 도가니로 몰..

백조가 된 안데르센 - 겨자씨

‘미운 오리새끼’ 동화로 유명한 한스 안데르센은 1805년 덴마크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가난한 구두수선공이었고,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문학과 연극을 좋아했던 아버지는 어린 아들에게 여러 문학작품을 읽어줬습니다. 열한 살 때 아버지가 숨지자, 안데르센은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공장에 들어가 일해야만 했습니다. 젊은 시절 안데르센은 배우가 되려고 했지만, 얼굴이 못생겨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소설가가 되려했지만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성냥팔이 소녀’ ‘백조 왕자’ ‘벌거숭이 임금님’ ‘인어공주’ ‘미운 오리새끼’ 등을 써서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습니다. 어느 연못가에서 이상한 아기 오리가 태어났습니다. 외모가 다른 아기 오리는 다른 오리들로부터 괴롭힘을 받..

홈과 하우스 -겨자씨

홈(home)이 가정이라면 하우스(house)는 건물입니다. 가족에겐 하우스도 필요하지만 따뜻한 품을 가진 홈이 더욱 필요합니다. 치유심리학자인 김영아 선생님은 ‘십대라는 이름의 외계인’이라는 책에서 이런 주장을 했습니다. “소위 ‘비행 청소년’들이 하는 행동은 비슷하지만 꼬박꼬박 집으로 들어간다면 그의 비행은 해결될 수 있다. 그럼 어떤 청소년이 비행을 저지르면서도 집에 들어갈까. 그 차이는 딱 하나다. 바로 ‘가정’이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을 때다. 가정이 자신에게 관심을 갖지 않으면 집을 떠난다. 가정이란 어떤 곳인가. 아무리 힘들어도 위로받을 수 있고, 위로해주는 곳, 사랑을 훈련받고, 소통을 배우는 곳이다.” 안타깝게도 많은 부모들이 자신이 어릴 때 받은 상처를 자녀에게 그대로 주면서 관계가 깨..

내 아내 - 겨자씨

“친구가 모두 나보다 잘나 보이는 날은/ 꽃 사들고 돌아와 아내와 놀았노라.” 이시카와 다쿠보쿠 시 ‘나를 사랑하는 노래’입니다. 앞으로 읽으나 뒤로 읽으나 똑같은 우리말이 있습니다. 기러기, 다들 잠들다, 아 좋다 좋아, 다시 합창합시다, 다 이뿐이뿐이다, 여보 안경 안 보여, 다시 올 이월이 윤이월이올시다…. 그중에 제일은 이것입니다. ‘내 아내’. 앞으로 보아도 ‘내 아내’ 뒤로 보아도 ‘내 아내’,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내 아내’, 성공했을 때도 실패했을 때도 ‘내 아내’. 어화둥둥 내 사랑! 첫 사람 아담이 하와를 봤을 때 이렇게 감탄했습니다.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창 2:23상)” 그런데 선악과를 먹은 타락 후에는 똑같은 하와를 보고 이렇게 불렀습니다. “아담이 ..

나는 누구인가 - 겨자씨

일반적으로 우리가 무언가를 소유하려면 반드시 둘 중 한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그것을 내가 직접 만들거나(창조), 아니면 값을 주고 사는 것(구속)입니다. 그런데 여기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께서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루셔서 우리를 자기 소유로 삼으셨다는 것입니다.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사 43:1) 인생길을 가는 동안 우리는 숱한 시험과 유혹에 빠집니다. 그럴 때마다 이 정체성이 분명하다면, 즉 우리가 하나님의 소유요 그분의 자녀임을 기억한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와 자유함과 평안함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20세기 대표적 신학자인 디트리히 본회퍼는 이 정체성이 분명했던 사람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그리스도인 - 겨자씨

A금융그룹에서 근무하는 분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회장님이 새로 부임한 이후 회사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회장님은 회식 때 술을 최대한 자제하고 일찍 귀가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전문가를 초청해 포럼을 개최하는 등 회사 내 토론 문화도 정착시켰다고 합니다. 포럼이 끝나면 회장님이 직접 질문을 하니 다들 긴장하며 포럼에 참여했습니다. 자연스레 회사 분위기가 학습공동체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특히 섬기는 문화가 정착된 것은 큰 변화라고 합니다. 금융그룹이 자금을 대출해주다 보니 은연중 대접받는 일에 익숙했답니다. 하지만 식사를 해도, 차를 마셔도 직원들이 먼저 대접하는 문화로 바꿨습니다. 감사하게도 그 회장님은 그리스도인이었고, 그룹의 변화를 설명해준 분은 기독교인이 아니었습니다. 이 이..

포기하고 싶을 때가 ‘기회’ - 겨자씨

군 복무 시절 산을 넘는 행군을 했던 기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저는 등산을 좋아해 산을 타는 건 자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군대에서 산을 넘는 건 일반 등산과 달랐습니다. 완전군장까지 하고 산에 올라가는데 뒤에선 쉬지 않고 밀어붙입니다. 1200고지를 단 2시간 만에 주파했으니 속도가 대단히 빨랐던 겁니다. 첫 행군에서 참패했습니다.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을 수 없었고 무거워진 다리는 한발 짝도 움직이기 힘들었습니다. 대열에서 뒤처지기 시작했습니다. 선임자들의 호령과 으름장도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더는 못하겠어. 행군을 마치기엔 역부족이야. 나는 할 만큼 했어.’ 하지만 천군만마와 같은 조력자들이 있었습니다. 고마운 전우들이 군장과 총을 대신 들어주고 나를 밀어줬습니다. 그..

‘피스메이커’가 필요합니다 - 겨자씨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는 평화를 만들어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좋은 지도자는 평화를 만들고 나쁜 지도자는 분열과 갈등을 만듭니다. 우리 주변에는 똑똑하기만 한 사람이 많습니다. 이들은 조금도 손해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능력만 뛰어난 사람도 많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능력으로 주변의 사람들을 하대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홀로 똑똑하거나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자가 아니라 평화를 만들어가는 자들입니다. 로마 제국은 힘과 폭력으로 제국의 평화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이는 예수께서 가르쳐주신 평화와 다릅니다. 십자가 정신 속에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방법이 숨겨져 있습니다. 스스로를 높이려 하면 갈등과 분열이 찾아옵니다. 반대로 스스로 낮아지려고 하면 평화가 솟아납니다. 지금..

꽃세움 바람 - 겨자씨

“봄바람을 흔히 꽃샘바람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그건 잘못된 이름입니다(중략). 꽃을 시샘하는 바람이 아니라 꽃을 세우기 위한 ‘꽃세움 바람’입니다.” 신영복 저(著)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돌베게, 220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물을 머금어야 비로소 꽃을 피우는 법. 봄바람은 가지를 흔들어 뿌리를 깨워서 물을 길어 올리게 합니다. 바람이 없으면 꽃은 늘어진 팔자가 되어 주야장천 잠만 잡니다. 바람이 불어야 아차차 놀라 꽃대를 올립니다. 그래서 꽃 피는 것을 시샘하는 ‘꽃샘바람’이 아니라 ‘꽃세움 바람’이라 해야 옳습니다. 어느 시인의 표현대로 흔들리지 않고 핀 꽃은 없습니다. 수많은 바람을 맞으며 물을 길어 올려야 비로소 줄기 세우는 법을 배웁니다. 대추 한 알도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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