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꽃은 평생 단 한 번 핀다고 합니다. 그것도 생애 마지막에 말이지요. 대나무는 60평생, 혹은 90평생을 푸르고 곧게 살다가 마지막 2∼3년 꽃만 피우고 말라 죽습니다. 일평생 여러 번 꽃을 피우는 식물에 비해 한 번 꽃을 피우는 식물은 그 한 번 꽃을 피우기 위해 치열한 종자번식을 합니다. 또 대나무 한 그루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그 옆의 대나무도 꽃을 피웁니다. 결국 그 기운은 대나무 숲 전체를 물들입니다. 한 그루가 개화하며 주변을 자극하면 모두 꽃 피우고 죽기 때문에 대나무 꽃을 본다는 건 오랜 기다림의 결실이자 슬픔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떠날 때, 꽃을 피울 수 있을까요. 세월호 참사 2주기가 지났습니다. 침몰하는 배 안에는 자신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준 단원고 2학년 정차웅군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