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시절 산을 넘는 행군을 했던 기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저는 등산을 좋아해 산을 타는 건 자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군대에서 산을 넘는 건 일반 등산과 달랐습니다. 완전군장까지 하고 산에 올라가는데 뒤에선 쉬지 않고 밀어붙입니다. 1200고지를 단 2시간 만에 주파했으니 속도가 대단히 빨랐던 겁니다. 첫 행군에서 참패했습니다.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을 수 없었고 무거워진 다리는 한발 짝도 움직이기 힘들었습니다. 대열에서 뒤처지기 시작했습니다. 선임자들의 호령과 으름장도 소용없었습니다. 결국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더는 못하겠어. 행군을 마치기엔 역부족이야. 나는 할 만큼 했어.’ 하지만 천군만마와 같은 조력자들이 있었습니다. 고마운 전우들이 군장과 총을 대신 들어주고 나를 밀어줬습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