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기도하며/겨자씨

믿음은 자기 문제이다 - 윤대영 목사(부천 처음교회)

축복의통로 2013. 6. 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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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님 한 분이 계셨다. 그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계속 출석해 오셨는데 어느 날 교회를 훌쩍 떠나버렸다. 그 이유는 목사님을 신뢰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도에게 신뢰를 못 준 목사 탓이다. 그 목사님은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믿음과 신뢰, 이런 것은 상대 때문에 신뢰가 없어지고, 믿음이 불신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결국 신뢰와 믿음은 전적으로 자신의 문제이다. 

1960년대 어느 해 여름, 내가 직접 목격했던 일이다. 동네 아저씨 한 분이 마당 한 켠에서 물을 끓이고 올가미를 들고 자신이 키우던 개의 이름을 불렀다. 옛날엔 개의 이름이 ‘도꾸’가 참 많았다. 도꾸는 꼬리를 흔들며 반갑다고 그 아저씨 앞에 왔다. 그런데 아저씨는 별안간 올가미를 걸어 도꾸를 숨쉬지 못하게 만든 뒤 그 끈을 나무에 걸려고 했다. 그러나 무게 때문인지 끈이 풀리면서 도꾸는 쏜살같이 골목 밖으로 도망갔다. 나는 한 편으로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며 도꾸는 자신을 죽이려 한 주인에게 더 이상 오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화가 나 혹시 지나가는 사람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나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도꾸는 너무나 태연하게 자기 보금자리인 마루 밑에 깊숙이 들어가 눈만 껌뻑거리고 있었다. 아저씨가 다시 도꾸를 부르자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마루에서 나왔다. 비유가 생경하다고 하실 분들이 있겠다. 그러나 나는 바로 이것이 믿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인을 신뢰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교회 문제든 목회자 문제든, 인간관계 문제든, 이 모든 문제는 자기 믿음의 문제일 뿐이다.

윤대영 목사(부천 처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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