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공항에서 동남쪽으로 1시간 떨어진 곳에 요바린다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여기엔 리처드 닉슨 대통령 도서관 및 기념관이 있습니다. 미국에 있을 때 손님이 오면 그곳으로 모시고 갑니다. 미국인이 갖고 있는 균형 잡힌 역사관을 보여주고 싶어서입니다. 우리는 닉슨하면 미국의 나쁜 대통령으로 기억합니다. 맞습니다. 닉슨은 그의 참모들이 ‘민주당 선거운동 지휘 본부’가 있었던 워터게이트호텔에 도청장치를 장착한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직하게 사과하지 않았고 그 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한국 같았으면 대통령 기념관을 짓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한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그의 공과 과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역사의 거울을 후대에 남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