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금 한 알이 추락하였다. 지구는 부숴질 정도만큼 상했다. 최후 이미 여하(如何)한 정신도 발아하지 아니한다.” 이상(李箱)의 시 ‘최후’입니다. 시인은 겨우 능금나무의 열매 한 개가 낙하했는데 그로 인해 지구가 부서질 정도로 상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대단한 능금입니다. 이 정도의 존재감을 보이는 능금 같은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요. 세상은 사과 한 개가 떨어지든 말든 내가 사나 죽으나 아무도 관심 없어 보입니다. 시인은 나의 죽음 때문에 지구가 타격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썩은 능금과 같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셨습니다. 남편이 다섯 명이나 있었던 사마리아 여인, 일곱 귀신에게 고통 받았던 막달라 마리아 등은 존귀한 자가 되고 귀하게 쓰임 받았습니다. 이것이 복음의 능력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