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은 며칠 전 내린 눈으로 눈부셔 실눈을 뜨고 들어가야 하는 겸손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하늘이 바로 보이는 눈 내린 숲은 겨울마음을 데우기에 지혜로운 곳입니다. 하늘 곁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난로가의 아이처럼 생각의 부지깽이로 따뜻한 상상을 이러 저리 뒤척이곤 합니다. 곁에 서 있는 잣나무가 지나가는 바람에 쌓인 눈을 털어내는 모습이 마음 끝에 걸린 또 하나의 풍경 소리로 깨달음이 되어 갑니다. 가녀린 모습으로 서 있는 하얀 자작나무는 눈 내린 숲을 더욱 눈부십니다. 봄과 여름이 되면 자작나무는 오페라 무대 뒤에 등장의 기회를 찾는 여주인공이 되어갑니다. 늦가을 낙엽송이 화려한 잔솔가지를 오페라의 막을 올리는 커튼처럼 떨구며 겨울을 열어줄 때 눈부신 자작나무는 겨울주인공으로 숲에 나타납니다. 가녀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