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관상과 심상 - 서정오목사
백범 김구 선생은 청년 시절 과거시험에 응시했지만 가난한 상민의 자식으로 합격될 리가 없었습니다. 좌절에 빠진 그에게 아버지는 관상쟁이가 될 것을 권했습니다. 백범은 ‘마의상서’라는 관상책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책에서 배운 대로 자신의 얼굴을 살펴보니 가난과 살인, 풍파, 불안, 비명횡사할 온갖 역마살이 다 끼어 있었습니다. 관상책의 이론대로라면 그야말로 하지하(下之下), 최악의 상 그 자체였습니다. 그래서 ‘내 관상이 이 모양인데 도대체 누구의 관상을 보아준단 말인가’라며 한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러다 그 책 마지막 구절이 눈에 띄었습니다. ‘얼굴 잘생긴 관상(觀相)은 몸이 튼튼한 신상(身相)만 못하고, 몸이 좋은 신상은 마음씨 좋은 심상(心相)만 못하다. 심상이 좋으면 관상이나 신상이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