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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824

[겨자씨] 여백의 미

일본의 한 시인은 “휴대전화를 가진 이후로 나는 극도의 외로움에 빠졌다”고 고백한 시를 지었다. 아날로그 시대는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정을 쌓아 왔는데 요즈음은 컴퓨터나 전자기계가 대신하고 있다. 요즈음 지하철을 타보면 젊은이들이 모두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거나 TV를 보느라 정신이 없다. 가정에서도 가족 간의 소통보다 기계와의 소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떤 프로그램에서 청소년들에게 휴대전화를 주지 않고 사흘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진행하는 내내 불안증세를 보였다. 마치 담배를 끊은 사람에게 금단현상이 오는 것처럼 그들은 무언가 안정을 찾지 못하고 불안해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생각으로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면서 산다. 그러나 과학기술문명으로 인한 사이버 시대는 생..

[겨자씨] 망원경 사람과 현미경 사람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주축이 되어 개발한 허블 망원경은 우주망원경으로 지구에 설치된 고성능 망원경들과 비교해 해상도는 10∼30배, 감도는 50∼100배 이상 가까이 볼 수 있는 성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에 현미경은 인간의 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미세한 물체나 미생물을 확대하여 관찰하는 기구입니다. 작은 것을 더 자세히 보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침대나 베개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진드기나 더러운 벌레들 투성이입니다. 현미경에 비춰진 작은 벌레들을 보고 나면 침대에 누워 잔다는 것이 어렵기까지 합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부족한 것과 부정적인 면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면서 불평하고 판단하는 사람들입니다. 또 하나는, 지금 힘들고..

[겨자씨] 동반자적인 사랑

한 기업에서 사내 기혼 남성들과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는 사람 100명을 대상으로 ‘삶 속에서 가장 행복할 때가 언제인가’를 묻는 설문을 했습니다. 그 결과 1위 응답률을 보인 것은 ‘배우자나 애인으로부터 인정받을 때’였습니다. 자신의 배우자나 애인으로부터 칭찬받고 인정받는 것이 다른 사람들 1000명, 만명의 인정과 칭찬보다 훨씬 낫다는 겁니다.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사랑의 감정을 연구해온 심리학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랑의 유효기간은 짧으면 6개월 길면 30개월이라고 합니다. 길어도 30개월이 지나면 상대방을 향한 고귀함이나 환상은 산산조각나고, 이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상대 역시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랑의 온기가 30개월을 넘어서 지속적으로 유..

[겨자씨] 멘털 비거러스

개인이든 조직이든 모두는 원하는 상태가 있다. 실제로 원하는 상태에 이르기 위해서는 뇌의 구조를 잘 알고 활용해야 하는데 이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멘털 비거러스(mental vigorous)’다. 이는 실제로 뇌 내 신경전달물질이나 호르몬의 균형에 변화를 일으켜서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솟아나고 날카로운 직관이 작용되어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갖게 되는 것이다. 개인은 목표가 있고 조직은 비전이 있다. 이것을 세우는 이유는 실제로 그것들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는 경우는 드물다. 바라는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험이나 상식에 의존하지 말고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뇌는 실제 상황과 마음으로 그리는 상황을 분별하지 못하고 ..

[겨자씨] 생각의 전환

개미와 베짱이에 관한 동화가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열심히 일하는 개미와 달리 일은 하지 않고 노래만 부르는 베짱이를 게으름의 표상으로 단정 짓고 열심히 일해서 겨울을 준비하는 개미와 같은 사람이 되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그런데 오늘날은 다른 방향으로 이 동화를 해석하고 있다. 일중독에 걸려 있는 개미는 불행한 사람처럼 이야기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베짱이를 행복한 사람으로 생각하면서 개미도 즐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시대에 따라 생각에도 전환이 생긴다. 한국전쟁 후 우리가 못살 때는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지금은 개성과 전문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는 지식정보화 시대이기에 공부 잘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사회였다. 그러나 오늘날은 지식과 정보는 스마트폰만..

[겨자씨] 바우어새의 교훈

조류학자들은 뉴기니의 바우어새(Bowerbird)를 ‘장식품을 만드는 유일한 조류’로 기록하고 있다. 바우어새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둥지 안에 아름다운 장식품을 만든다. 나뭇가지와 잎사귀, 꽃과 열매로 화려한 집을 건축한다. 심지어 각종 열매의 즙을 이용해 장식품에 형형색색의 채색을 한다. 그리고 아름다운 노래로 암컷을 유혹한다. 암컷은 아름다운 저택과 화려한 장식품에 현혹되어 둥지에 정착한다. 그런데 암컷의 비극은 이후부터 시작된다. 수컷은 암컷을 자신의 것으로 삼은 후부터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인다. 틈만 나면 암컷을 부리로 쪼아댄다. 부드러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종종 폭군으로 돌변해 암컷을 공격한다. 새끼를 낳아도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제멋대로 날아다닌다. 새끼의 양육을 오로지 암컷의 ..

[겨자씨] 허물을 덮어주는 자

이한규 목사의 ‘상처는 인생의 보물지도’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교회 가족 찬송경연대회에서 한 집사님이 찬송을 부르다가 가사를 틀렸습니다. 교인들이 깔깔대고 웃었고, 그 집사님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자리에 돌아와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이어 목사님 가정이 찬송을 불렀는데 목사님도 가사를 틀리게 불렀습니다. 교인들은 다시 깔깔대고 웃었고, 사모님과 자녀들은 왜 틀렸느냐고 핀잔을 주는 얼굴로 목사님을 힐끗 쳐다보았습니다. 그 목사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장례를 마치고 장로님들이 목사님의 유품을 정리하다 일기장을 발견했습니다. 일기를 쭉 읽는데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가족 찬송경연대회가 있었다. 김 집사가 찬송을 부르다 틀려서 교인들이 다 웃었는데, 김 집사가 너무 무안해했다. 분위기가 이상해지는..

[겨자씨] 사랑하므로 사랑하라

부부 사이에 이혼이란 단어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혼이란 단어는 짧고 간결하지만 서로에게 주는 상처는 말할 수 없이 크기에 입에 담지도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이혼하는 부부가 늘고 있다. 예수님은 결혼을 중요시하셨다. 결혼을 했으면 이혼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유일하게 ‘이미 간음한 사람은 이혼하라’고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결혼이란 ‘사랑하는 것’이란 정의를 내리신 것이다. 사랑이 떠난 두 사람이 함께 산다는 것이 결혼생활일까. 사랑이 떠난 사람의 자녀를 낳는 것이 결혼생활일까. 사랑이 떠난 두 사람의 몸이 한 몸이 되는 것이 결혼생활일까.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다. “사랑 안에 있는 두 사람이어야 사랑이다. 사랑이 떠나고, 사랑하지 않으면서 자녀를 위해서 헤어지지 않고, 남..

[겨자씨] 솔선수범의 리더

인간은 크든 작든 한 조직 안에 속하게 된다. 그 안에는 리더가 존재하며 세워진 리더의 모습에 따라 조직 분위기가 형성된다. 한 합창단의 전임 지휘자는 풍부한 유머와 뛰어난 감각으로 단원들의 실력을 높여 훌륭한 합창단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자신과 단원들을 힘들게 해 탈퇴하는 단원들이 발생하고 단합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후 경륜이 부족한 젊은 지휘자가 임시로 맡았는데 합창단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단원들 상호간에 협동심을 발휘하는 것이 눈에 띄었고 서로를 격려하며 칭찬했다. 지휘자가 능력은 부족했지만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하며 노력하는 모습이 단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던 것이다. 연습 시 단원들의 실력을 인정하고 전임자의 탁월한 음악성으로 잘 지도받아 역시 실력이 좋다는 칭..

[겨자씨] 정보에이즈

인간의 구조는 복잡한 아날로그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본질이 바뀌지 않는다. 그럼에도 인간의 센서는 나날이 약해지고 있다. 사람은 원래 시력이 5.0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문명의 개발에 의해 3.0이 되다가 2.0이 되더니 최근엔 1.5에 머무르게 됐다고 한다. 아프리카 오지에는 아직도 5.0의 시력을 가진 사람이 많이 있어서 망원경으로도 잘 보이지 않는 먼 곳의 야생동물도 정확히 알아본다. 후각이나 청각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문명의 개발에 그들의 삶 또한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요즈음에는 정보에이즈에 걸려 있는 현대인들이 많다. “옛날에는 어쨌는데 요즈음에는 이래” 하면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교의식 속에서 원망하고 불평하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의식을 과거에 두고 사는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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