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도움을 청하는 수십 통의 서신이 온다. 대부분 담당부서에서 겉봉만 보고 쓰레기통에 던져버린다. 쓰레기통을 비우다가 겉봉을 개봉하지도 않은 채 버려진 우편물을 발견했다. 그 안의 내용은 절절했다. 사모가 폐암으로 오늘 생명이 끝날는지 내일 생명이 끝이 날는지 모르는 위기에 있다고 한다. 수술비가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며 도움의 편지를 보낸 것이다. 이 절박하고 애절한 편지를 본 이상 한참 하늘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얼마의 돈을 보낼까. 아니면 위로의 편지를 보낼까. 아니면 내일 새벽에 온 교우들과 함께 기도를 드릴까.’ 생각을 해 보았다. 아무래도 얼마의 수술비를 보내는 것이 좋을 듯하여 담당 부서장에게 개봉한 편지와 함께 “예산이 허락되면 재고하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메모지를 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