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동쪽 끝 마지막 관문인 산해관의 ‘천하제일관’이라는 편액 글씨가 희미해져서 새로 쓸 명필을 구해야 했습니다. 유명세가 아닌 오직 글씨만으로 뽑는다는 소문에 중국 각지에서 내로라하는 서예가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최종적으로 한 명이 뽑혔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산해관 옆 객잔에서 일하는 심부름꾼이었습니다. 도무지 믿을 수 없던 관료들은 그들 앞에서 글씨를 써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옆에 있던 걸레를 들어 먹물을 적시더니 단숨에 편액과 똑같이 ‘천하제일관’을 써냈습니다. 한 관료가 묻습니다. “도대체 어디서 서예를 공부했는가.” “저는 이곳에서 30년 동안 일했습니다, 저는 저 글씨를 볼 때마다 재미삼아 어떤 때는 손가락으로, 어떤 때는 행주로 따라 그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부터인지 저 글씨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