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위한 설거지 내 그대에게 해주려는 것은 꽃꽂이도 벽에 그림 달기도 아니고 사랑 얘기 같은 건 더더욱 아니고 그대 모르는 새에 해치우는 그냥 설거지일 뿐 아내를 위해 붉은 사과 두 알 식탁에 얌전히 앉혀두고 간장병과 기름병을 치우고 수돗물을 시원스레 틀어놓고 마음보다 더 시원하게 접시와 컵, 수저와 잔들을 프라이팬을 물비누로 하나씩 정갈히 씻는 것 겨울 비 잠시 그친 틈을 타 바다 쪽을 향해 우윳빛 창을 조금 열어놓고, 우리 모르는 새 언덕 새파래지고 우리 모르는 새 저 샛노란 유채꽃 땅의 가슴 간질이기 시작했음을 알아내는 것 - 시인 황동규 - 설거지를 멋지게 하는 남편과 그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을 아내가 그려지시나요?^^ 예감 - 따듯한 커피 향처럼 음악 자세히보기 이 글에 공감하시면 아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