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길 한 친구가 기차로 이 도시 저 도시 옮겨 다니면서 유럽 전역을 여행했다 그러던 중에 애초의 계획과는 달리 전혀 다른 방향에 관심이 쏠렸고, 덕분에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길들을 발견했다 이렇게 여행하는 동안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을 때도 간혹 있었다 하지만 길을 잃었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오히려 정해진 시간, 특정한 역에 도착해야 할 때만 궤도에서 이탈하거나 길을 잃은 느낌이 들었다 있어야 할 자리와 상관없이 가능성과 변화에 더 마음을 열수록, 매 순간 속에 발견해야 할 보물들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 목적지에 대한 생각은 불필요하게 붙들고 있는 출발점에 불과하다 장소에 꼭 도착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자유로워지고 도착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진정한 여행이 시작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