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고전 13:5) 무례히 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름다운 거리감’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지 않으며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는 것, 이것이 사랑입니다. 제주도에 가면 구멍이 많은 돌담이 있습니다. 돌담은 거센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바로 구멍의 간격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태양을 사랑한다고 해서 태양 쪽으로 뛰어든다면, 달이 지구가 좋다고 달려와 안긴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별빛이 고운 것은 그 빛이 오래전 출발해 지금 우리 눈에 닿았기 때문입니다. 별이 지척에 있었다면 우리는 그것이 한낱 돌멩이에 불과하다고 업신여겼을 것입니다. 건축물의 기둥들도 서로 좋은 거리를 두며 세워져 벽과 지붕을 받치고 있습니다. 꽃과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