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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욱 목사 18

프라이와 병아리 - 한재욱 목사

계란은 병아리 혹은 프라이가 될 수 있습니다. 첫째, 생명이 있는 것은 병아리, 생명이 없는 것은 프라이가 됩니다. 계란에는 유정란과 무정란이 있는데 비슷해 보이지만 유정란만 병아리가 됩니다. 겉보기에 비슷한 그리스도인 같지만 예수님을 영접해 생명이 있는 성도만이 천국에 갑니다. 둘째, 유정란 중에도 ‘기다림’이 있을 때 병아리가 되고 못 참으면 프라이가 됩니다. 어미 닭이 21일 동안 계란을 품고 기다려야 병아리가 탄생합니다. 생명의 원리는 기다림입니다. 기다림을 통해 스스로 알을 깨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주면 프라이가 됩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성취될 때까지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약속과 성취 사이의 공백을 메워주는 것을 ‘믿음’이라고 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지 못해 이방 여인을 통..

모진 사랑 - 한재욱 목사

‘모진 사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겉으론 모질게 대하지만 정겨운 사랑이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코 양립할 것 같지 않은 ‘모질다’와 ‘사랑’이 어우러진 신비를 보십시오. 거친 것은 사포와 같지만 모진 것은 가죽 같습니다. 거친 것은 까칠까칠하고 딱딱하지만, 모진 것은 튼튼하고 유연하며 탄력이 있어 쉽게 찢어지지 않습니다. 모진 것은 거친 것이 아닙니다. 모진 것은 강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신비의 조합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모진 사랑에 가깝습니다. 비단같이 부드럽지만 엄할 때도 많습니다. 부드럽기만 해서는 영혼을 망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를 광야로 보냅니다. 그곳에서 독수리 훈련을 시킵니다. 새끼를 둥지에서 떨어뜨려 날갯짓을 배우게 하고 바람 타는 법을 가르쳐서 하늘의 제왕이 되게 합..

셀카에 속지 마십시오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셀카’와 ‘몰카’는 다릅니다. 스스로 촬영한 셀카는 자신의 멋지고 최고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보기 싫으면 곧 삭제해 버립니다. 그러나 남에 의해 촬영된 몰카는 보여주기 싫은 모습을 다 드러냅니다. 내 마음대로 삭제되지도 않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다른 사람의 행복해 보이는 사진에 주눅 들지 마십시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그 사람의 셀카입니다. 여러 조각 중 제일 좋은 한 조각일 뿐입니다. 그 사람의 몰카까지 봐야 전체를 보는 것입니다. 그의 몰카도 본다면 피식 웃음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셀카에 속아 나만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성경을 보면 우리의 셀카와 몰카가 다 나옵니다. 믿음을 위해 순례의 길을 떠나는 아브라함. 그러나 그는 하나님이 약속한 자식을 기다리지 못하고 이..

쉽게 쓰여진 시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윤동주의 시 ‘쉽게 쓰여진 시’ 중의 한 구절입니다. 윤동주는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고뇌하고 사색하는, 그래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가려던 시인이었습니다. 그가 가르쳐준 더 큰 울림은 ‘미안한 마음, 부끄러워할 줄 아는 순연한 마음’입니다. 일제 치하의 험한 세상인데 너무 쉽게 시를 쓰고 있지 않은가 시인은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고백합니다. 이 시를 보며 나의 설교를 돌아봤습니다. 팍팍한 세상에서 사는 마음이 아픈 성도들을 향해 너무 쉽게 설교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발효된 설교를 하지 않고 부패된 설교를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봅니다. 파렴치(破廉恥)라는 말이 있습니다. ‘염치가 없어 도무지 부끄..

흰 코끼리의 저주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고대의 태국 왕들은 처벌해야 할 신하에게 흰 코끼리를 선물했다고 합니다. 흰 코끼리는 태국에서 신성시 여기는 동물입니다. 왕으로부터 흰 코끼리를 하사받은 신하는 코끼리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핍니다. 좋은 것을 먹이고 비싼 장신구도 달아주고 병이 생기지 않도록 노심초사했습니다. 결국 흰 코끼리를 받은 신하는 코끼리에 돈과 정열을 다 쓰면서 인생을 탕진하고 맙니다. 그것이 벌이었습니다. 흰 코끼리처럼 좋은 것을 받아도 그것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면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됩니다. 마찬가지입니다. 행할 능력이 없는데 ‘희생하라, 섬기라’는 말을 들으면 괴롭습니다. 더군다나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말씀을 들으면 졸도해 버립니다. 우리 인간은 인생이라는 경기에서 스트라이크를 날려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스트라이크를 할..

삼등과 삼류 -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삼등은 괜찮지만 삼류는 안 된다. ‘등’은 순위나 등급 또는 경쟁을 나타내고 ‘류’는 위치나 부류의 질적 가치를 나타낸다. 결국 삼류란 질의 문제로 ‘질이 형편없다, 그럴 가치가 없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시인 정호승의 시집 ‘정호승의 새벽편지’ 중 한 구절입니다. 일등이 꼭 일류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일등이지만 삼류 같은 사람이 있고 삼등이라도 일류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삼등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삼류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하나님은 삼등을 축복하십니다. 꼴찌에게도 박수와 갈채를 보내십니다. 그러나 삼류에겐 그렇지 않습니다. 신약을 보면 일등처럼 보이지만 삼류 인생을 산 사람들이 나옵니다. 바로 바리새인들입니다. 그들은 늘 일등이 되려 했고 일등처럼 보였지만 그 심령은 주님마저 부..

미신과 신앙 -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천일야화’로 불리는 ‘아라비안나이트’를 보면 마법의 램프가 나옵니다. 램프를 문지르면 “주인님”이라고 말하는 거인이 튀어나옵니다. 배고프다 하면 먹을 것을 가져오고 원하는 것을 모두 해줍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나님을 마치 알라딘 램프의 거인처럼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은 미신적인 신앙입니다. 이스라엘 역사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무엘상 4장을 보면 이스라엘이 블레셋과 전쟁을 하는데 하나님이 아닌 언약궤를 앞세워 싸웠습니다. 결과는 전쟁에서 패했고 언약궤마저 빼앗겼습니다.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에서 나온 영성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물건에 힘이 있다고 보고 앞장세운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자신을 부인하라는 명제를 제일 앞에 두게 했습니다. 자기 부인이 안 된 사람은..

붙어있는 사과 -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뉴턴에게 묻고 싶었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당신은 중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우주를 설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높은 가지에 사과가 매달려 있게 한 생명의 힘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못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저서 ‘소설로 떠나는 영성 순례’ 중 한 구절입니다. ‘인류 역사는 네 개의 사과 이야기에서 시작된다’는 유머가 있습니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먹은 사과(선악과), 영국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이 만유인력의 힌트를 얻은 사과, 이탈리아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의 오페라 ‘윌리엄 텔’의 사과, 미국 애플의 로고인 반쯤 깨문 사과입니다. 그러나 ‘붙어 있는 사과’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사과의 작은 씨앗이 무엇이기에 허공을 뚫고 하늘을 향해 자랄까요. 사과..

내 맘에 드는 나 -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미국 유명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 성공한 사람의 기준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나’였습니다. 그런데 21세기가 되자 성공한 사람의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내 맘에 드는 나’입니다. 나에 대한 자존감과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008년 한국 현대시 작품을 대상으로 시어를 분석한 ‘한국 현대시어 빈도사전’을 출간했습니다. 1923년부터 1950년 사이에 창작된 8200여 편의 현대시에서 약 61만2065개의 어휘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대명사 ‘나’가 총 1만1343회 쓰여 가장 높은 빈도를 나타냈습니다. ‘어머니’ ‘사랑’ ‘이별’ ‘진달래’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시인이 가장 고민하고 알고 싶었던 것은 바로 ‘나’였습니다. 내가 누구인가를 발견할 때 노래..

아름다운 거리감 - 한재욱 목사(강남비전교회)

“사랑은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고전 13:5) 무례히 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름다운 거리감’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지 않으며 아름다운 거리를 유지하는 것, 이것이 사랑입니다. 제주도에 가면 구멍이 많은 돌담이 있습니다. 돌담은 거센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바로 구멍의 간격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지구가 태양을 사랑한다고 해서 태양 쪽으로 뛰어든다면, 달이 지구가 좋다고 달려와 안긴다면 어찌 되겠습니까. 별빛이 고운 것은 그 빛이 오래전 출발해 지금 우리 눈에 닿았기 때문입니다. 별이 지척에 있었다면 우리는 그것이 한낱 돌멩이에 불과하다고 업신여겼을 것입니다. 건축물의 기둥들도 서로 좋은 거리를 두며 세워져 벽과 지붕을 받치고 있습니다. 꽃과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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