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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비전교회 18

고래를 춤추게 하지 말라 - 한재욱목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춤을 출 구조가 아닌 고래도 극진한 칭찬을 받으면 춤을 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래는 춤을 추려고 창조된 존재가 아닙니다. 고래는 바다에 있어야 합니다. 여행지마다 동물 쇼를 하는 곳이 많습니다. 새 강아지 원숭이 고래, 심지어 코끼리까지 까치발로 서게 합니다. 들판에서 뛰놀아야 할 존재들에게 서커스를 익히도록 ‘칭찬’이라는 조련술을 사용했다면, 이때의 칭찬은 폭력이자 유혹에 가까운 것입니다. 사탄은 예수님을 성전 꼭대기에 세우더니 뛰어내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천사들이 와서 발을 붙들어 줄 것이고, 사람들이 놀라 예수님을 따를 것이라고 유혹합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이 슈퍼스타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탄의 함정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헛된 영광을 ..

금보다 금반지 - 한재욱목사

금반지는 손가락에 끼우기 위해 존재합니다. 반지(斑指)의 ‘반(斑)’은 ‘나누다’는 뜻이고 ‘지(指)’는 손가락을 가리킵니다. 이처럼 반지는 사람들이 손가락을 걸고 뜻을 나누는 의미로 끼우는 물건입니다. 사람들은 금반지를 볼 때 눈앞의 반짝임에 현혹돼 금에만 초점을 맞추곤 합니다. 그러나 금반지에서 중요한 것은 ‘금’이 아니라 ‘반지’, 그러니까 손에 끼워지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가락에 끼어진 반지를 보면서 변함없는 사랑의 언약을 상기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금반지를 보면서 금덩어리에 초점을 둔다면 반지의 고귀함은 사라지고 그저 욕망 덩어리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건강 학식 재능 외모 성공 물질…. 이것들은 모두 금이 아니라 금반지입니다. 모..

프라이와 병아리 - 한재욱 목사

계란은 병아리 혹은 프라이가 될 수 있습니다. 첫째, 생명이 있는 것은 병아리, 생명이 없는 것은 프라이가 됩니다. 계란에는 유정란과 무정란이 있는데 비슷해 보이지만 유정란만 병아리가 됩니다. 겉보기에 비슷한 그리스도인 같지만 예수님을 영접해 생명이 있는 성도만이 천국에 갑니다. 둘째, 유정란 중에도 ‘기다림’이 있을 때 병아리가 되고 못 참으면 프라이가 됩니다. 어미 닭이 21일 동안 계란을 품고 기다려야 병아리가 탄생합니다. 생명의 원리는 기다림입니다. 기다림을 통해 스스로 알을 깨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주면 프라이가 됩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성취될 때까지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약속과 성취 사이의 공백을 메워주는 것을 ‘믿음’이라고 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지 못해 이방 여인을 통..

모진 사랑 - 한재욱 목사

‘모진 사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겉으론 모질게 대하지만 정겨운 사랑이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코 양립할 것 같지 않은 ‘모질다’와 ‘사랑’이 어우러진 신비를 보십시오. 거친 것은 사포와 같지만 모진 것은 가죽 같습니다. 거친 것은 까칠까칠하고 딱딱하지만, 모진 것은 튼튼하고 유연하며 탄력이 있어 쉽게 찢어지지 않습니다. 모진 것은 거친 것이 아닙니다. 모진 것은 강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신비의 조합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모진 사랑에 가깝습니다. 비단같이 부드럽지만 엄할 때도 많습니다. 부드럽기만 해서는 영혼을 망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자를 광야로 보냅니다. 그곳에서 독수리 훈련을 시킵니다. 새끼를 둥지에서 떨어뜨려 날갯짓을 배우게 하고 바람 타는 법을 가르쳐서 하늘의 제왕이 되게 합..

셀카에 속지 마십시오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셀카’와 ‘몰카’는 다릅니다. 스스로 촬영한 셀카는 자신의 멋지고 최고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보기 싫으면 곧 삭제해 버립니다. 그러나 남에 의해 촬영된 몰카는 보여주기 싫은 모습을 다 드러냅니다. 내 마음대로 삭제되지도 않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다른 사람의 행복해 보이는 사진에 주눅 들지 마십시오.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그 사람의 셀카입니다. 여러 조각 중 제일 좋은 한 조각일 뿐입니다. 그 사람의 몰카까지 봐야 전체를 보는 것입니다. 그의 몰카도 본다면 피식 웃음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셀카에 속아 나만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성경을 보면 우리의 셀카와 몰카가 다 나옵니다. 믿음을 위해 순례의 길을 떠나는 아브라함. 그러나 그는 하나님이 약속한 자식을 기다리지 못하고 이..

존재와 존재감 - 한재욱 목사

‘존재’와 ‘존재감’은 다릅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존재감은 크지만 그 존재감이 이웃을 괴롭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루에 3억5000여장의 셀카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다고 합니다. 명품을 구입했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고 멋진 여행지를 다녀왔다고 자랑삼아 인증샷을 올립니다. 사진에 다른 사람이 누른 ‘좋아요’가 많으면 존재감이 상승함을 느낍니다. 심지어 더 큰 존재감을 위해 과속 질주를 하거나 남의 흠을 잡는 등 ‘미친 존재감’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때 느끼는 존재감은 실제 자신의 존재감과 괴리가 있습니다. 괴리가 클수록 자존감은 떨어지고 고독은 더욱 밀려옵니다. 존재감보다 존재가 먼저입니다. 현대인은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

사색 후에 검색하세요 - 한재욱 목사

머리와 가슴보다는 엄지와 검지!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생활 그 자체인 요즘세대는 머리와 가슴으로 ‘사색’하지 않고 엄지와 검지로 ‘검색’을 합니다. 밥 먹을 장소를 비롯해 쇼핑과 숙제도 검색합니다. 심지어 목회자들도 주님을 깊이 묵상하기 보다는 검색으로 설교 작성을 하려는 유혹에 빠집니다. 최고의 인터넷 검색사이트 구글의 로고는 무한(無限)을 상징합니다. 엄지와 검지의 터치만으로 무한대로 펼쳐있는 정보의 바다에서 헤엄치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검색은 정보를 주지 통찰력을 주지는 못합니다. 마른 가지에 맺혀 있는 천개의 빗방울들, 사랑하는 사람과 걸었던 오솔길과 그 길을 비추이는 햇살, 자녀의 목구멍에 밥 넘어가는 소리는 검색으로 느낄 수 없습니다. 우리를 살맛나게 하고 감격스럽게 하는 것은 살아 있는 아우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라고 말하면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막연한 낭만에 빠진 사람이 있습니다. 막연한 기대는 부정적인 자아 못지않게 위험한 웅덩이입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저 오늘을 허송세월로 보내면 쨍하고 해 뜰 날은 없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고난이 아니라 고생이 됩니다. 하나님이 고난을 허락하신 큰 이유는 고난을 통해 못난 자아가 죽고 주님만 바라보려는 데 있습니다. 고난을 당할 때 몸부림치는 기도를 하며 자신을 돌아보고 주님의 은혜를 간구해야 합니다. 그러면 고난이 오히려 유익이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고난은 그저 고생일 뿐입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다’(롬 8:28)는 구절을 오해하고 악용해 죄를 짓는 데 사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은 ..

쉽게 쓰여진 시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쓰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윤동주의 시 ‘쉽게 쓰여진 시’ 중의 한 구절입니다. 윤동주는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고뇌하고 사색하는, 그래서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가려던 시인이었습니다. 그가 가르쳐준 더 큰 울림은 ‘미안한 마음, 부끄러워할 줄 아는 순연한 마음’입니다. 일제 치하의 험한 세상인데 너무 쉽게 시를 쓰고 있지 않은가 시인은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고백합니다. 이 시를 보며 나의 설교를 돌아봤습니다. 팍팍한 세상에서 사는 마음이 아픈 성도들을 향해 너무 쉽게 설교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발효된 설교를 하지 않고 부패된 설교를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봅니다. 파렴치(破廉恥)라는 말이 있습니다. ‘염치가 없어 도무지 부끄..

힘 빼는 기술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훌륭한 공예가가 애용하는 칼은 날이 무뎌져 잘 들지 않는 칼이라고 합니다. 너무 잘 드는 칼은 오히려 걸작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된다고 합니다. 무림 고수들은 힘을 빼고 유연한 자세를 합니다. 훌륭한 야구 투수들도 몸에 힘을 빼는 데만 3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분의 색이나 선을 덜어낸 넉넉함을 만들어 그 간격이 만들어내는 리듬이나 여백을 느끼게 합니다. 협상의 자리에서도 힘으로 밀어붙이기만 하면 상대는 기에 눌려 말문을 닫아 버립니다. 물러서는 기술, 힘 빼는 기술로 적절하게 힘을 밀고 당길 때 소통이 이뤄집니다. 진정한 고수는 힘으로 상대를 누르려 하지 않습니다. 힘을 빼는 배려와 겸손함 속에서 상대를 세워줍니다. 바리새인들은 늘 힘을 주는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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