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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공예가가 애용하는 칼은 날이 무뎌져 잘 들지 않는 칼이라고 합니다. 너무 잘 드는 칼은 오히려 걸작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된다고 합니다. 무림 고수들은 힘을 빼고 유연한 자세를 합니다. 훌륭한 야구 투수들도 몸에 힘을 빼는 데만 3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분의 색이나 선을 덜어낸 넉넉함을 만들어 그 간격이 만들어내는 리듬이나 여백을 느끼게 합니다.
협상의 자리에서도 힘으로 밀어붙이기만 하면 상대는 기에 눌려 말문을 닫아 버립니다. 물러서는 기술, 힘 빼는 기술로 적절하게 힘을 밀고 당길 때 소통이 이뤄집니다. 진정한 고수는 힘으로 상대를 누르려 하지 않습니다. 힘을 빼는 배려와 겸손함 속에서 상대를 세워줍니다.
바리새인들은 늘 힘을 주는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힘을 빼고 하늘 보좌를 뒤로 한 채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이곳에서도 힘을 빼신 채 낮고 연약한 영혼들을 쉽게 만나고 안아주셨습니다. 사도 바울도 힘을 빼고 자신을 죽여 마음이 부드러워졌을 때 많은 영혼을 주님께 인도했습니다.
“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이니.”(고전 9:22)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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