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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비전교회 18

소설과 설교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프랑스 시인 장 콕토는 시인을 가리켜 ‘거짓말로 참 말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시인 유안진도 시에 대해 ‘거짓말로 참 말을 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소설도 그러합니다. 소설은 ‘지어낸 거짓말’입니다. 그러나 소설은 현실보다 더 사실적이어야 하고 거짓말을 위한 진실이 있어야 합니다. 한 가지 하얀 거짓말을 위해 아홉 가지 진실이 있어야 합니다. 아홉 가지 거짓으로 한 가지 진실을 믿게 만들려 한다면 소설이 아니라 사기에 가깝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공감해 잠을 못 이루거나, 소설 ‘돈키호테’를 읽으며 통쾌해합니다. 단순히 대리 만족을 넘어 주인공의 삶을 자신의 그것과 동일시하기에 그러합니다. 공감을 이끌어 내는 글은 그럴듯한 거짓말로는 불가능합니다. 진실이 있어..

하나님을 아는 사람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알고 있다(know)’와 ‘사고하다(think)’는 다릅니다. 또한 박식(博識)과 지성(知性)은 같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에 대해’ 아는 사람과 ‘하나님을’ 아는 사람은 다릅니다. 헤롯왕 때에 동방박사들이 메시야의 별을 좇아 예루살렘에 왔습니다. 이에 예루살렘은 소동이 났고, 헤롯왕은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을 불러 그리스도가 어디서 나느냐고 물었습니다. 이들은 서슴지 않고 베들레헴이라고 대답합니다(마 2:5∼6). 이들은 하나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 경배하기는커녕 배척합니다. 이들은 하나님을 몰랐던 겁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에 대한 지식이 없어 망했다고 했습니다(호 4:6). 이때 ‘지식’은 히브리어로 ‘야다’인데 ‘경험적 지식’을 의미..

이렇게 살 수도 죽을 수도 없을 때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시인 최승자의 시 ‘삼십세’ 중 한 구절입니다. 서른 살이 지나가면 우리의 삶이 안정될까요. 삶은 서른 살 때에만 서러운 것이 아닙니다. 마흔이 되고 쉰이 되고 칠순이 넘어도 여전히 서럽고 흔들리는 삶을 삽니다. “나는 20대부터 돈이나 가난, 또는 권력, 전쟁에서 비롯된 소유의 결핍보다도 생명의 결핍, 존재의 결여에 대한 틈을 메우기 위해 글을 썼던 것이지요.”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저서 ‘지성에서 영성으로’에서 고백한 내용입니다. 우리는 고희(古稀)가 넘어도 아니 죽을 때까지 ‘존재 앓이’를 합니다. 존재의 고통은 성공 여부와 상관없습니다. 많은 소유를 가지고 있고 성공적인 삶을 살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만나야 비로소 ..

밥상 저주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바보’는 ‘밥보’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밥만 먹고 사는 사람,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대지 내음도 모르고 그저 밥밖에 모르는 밥보가 바보입니다. 성경을 보면 ‘밥보 바보’가 되게 해달라는 저주의 시가 나옵니다. “또 다윗이 이르되 그들의 밥상이 올무와 덫과 거치는 것과 보응이 되게 하시옵고 그들의 눈은 흐려 보지 못하고 그들의 등은 항상 굽게 하옵소서 하였느니라.”(롬 11:9∼10) 사도 바울은 다윗의 시 가운데 저주의 내용을 담고 있는 복수의 시를 인용했습니다. 흔히 저주의 시라고 하면 원수를 혼내 달라고 하거나 원수의 일이 잘 안 되게 해달라는 기도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원수를 향한 다윗의 저주는 달랐습니다. “하나님 원수들에게 어려움을 주지 마세요. 오직 잘 먹고 잘 사는 밥상의 일..

천둥 같은 첫 문장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소설가의 작품 중 가슴을 쩌렁쩌렁 울리게 하는 천둥 같은 첫 문장이 있습니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이상, 날개) “그는 멕시코 만류에서 조그만 돛단배로 혼자 고기잡이를 하는 노인이었다. 여든날 하고도 나흘이 지나도록 고기 한 마리 낚지 못했다.”(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거북한 꿈에서 깨어나면서, 자신이 침대에서 괴물 같은 벌레로 바뀐 것을 발견했다.”(프란츠 카프카, 변신) 그러나 그 어떤 문장도 창세기 1장 1절에 비할 수는 없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하나님은 천지 만물과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이는 천둥 같은 문장이 아니라 천둥까지 만든 첫 말씀입니다. 이 말씀을 선포하신 후 인류와 모든 만물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

웨이터의 법칙 - 한재욱 서울 강남비전교회 목사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잘 대해주지만 웨이터에게는 거만하게 행동한다면 그는 좋은 사람이 아니다.” 미국의 경영 및 인사관리에 진리처럼 퍼져 있는 ‘웨이터의 법칙’입니다. 2006년 웨이터의 법칙을 소개한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자신과 이해관계가 있거나 가까운 사람에겐 친절하면서도 사회적 약자들에게 거만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런 사람과 파트너가 되면 결국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니 파트너로 삼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만나는 식당 종업원과 버스 기사 등은 누군가의 어머니와 아버지입니다. 허드렛일을 하는 그들이 엑스트라처럼 보이지만 누군가의 가족이고 영웅입니다. 어느 날 아브라함에게 세 명의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아브라함은 그들이 누구인지..

‘나는 준다’의 미래형 -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한 교사가 학생들에게 과거와 현재, 미래 시제를 연습시키기 위해 시험 문제를 냈습니다. “‘나는 준다’의 미래형은 무엇일까요?” 어느 학생이 이런 답안을 제출했습니다. ‘나는 받는다.’ 문법적으로 틀린 답이지만 삶의 이치로 보면 맞는 답입니다. ‘나는 준다’의 미래형은 ‘나는 받는다’입니다. 나를 도와주는 사람의 숫자는 내가 도와준 사람의 숫자와 같습니다. 이웃을 향해 긍휼함이 없다면 위기의 순간에 긍휼 없는 심판을 받습니다. 성경에서 가장 진실한 법칙이 있다면 바로 ‘심은 대로 거둔다’는 진리입니다(갈 6:7). 콩을 심은 데 콩이 나고, 팥을 심은 곳에 팥이 나옵니다. 수려한 봄꽃이 피우기 전에 씨앗을 뿌린 사람의 꿈과 땀이 먼저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이 땅에만 모든 것을 심은 사..

가까이 그리고 깊게 -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 중 한 구절입니다. 가까이 그리고 깊이 봐야 볼 수 있는 풍경이 있습니다. 수많은 인연 가운데 ‘만남’과 ‘스침’이 있습니다. 인격적으로 깊지 않은 만남은 스침이 됩니다.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으면 소화불량에 걸리고 글도 음미하지 않으면 그저 의미 없는 낱말의 나열이 될 뿐입니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예수님과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했다면 예수님을 모르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출애굽기에 나오는 애굽의 바로 왕은 출애굽 하려는 이스라엘 백성을 무력화하기 위해 네 가지 전략을 짰습니다. 그 중 하나가 ‘너무 멀리 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바로가 이르되 내가 너희를 보내리니 너희가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 광야에서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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