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한때 재미있게 읽었던 노자의 글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곡즉전(曲則全) 왕즉직(枉則直) 와즉영(窪則盈) 폐즉신(弊則新) 소즉득(少則得) 다즉혹(多則惑) 시이성인포일위천하식(是以聖人抱一爲天下式)’입니다. 이를 풀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굽으니 온전하고, 구부리니 곧다. 우묵하니 채울 수 있고, 낡았으니 새로워질 것이다. 적으니 얻을 수 있겠으나 많으면 혼란스럽게 된다. 이러므로 성인은 이 모두를 하나로 품어 천하의 법으로 삼는다.’(도덕경 22장) 곧은 것만이 능사일까요? 때론 숙여야 할 때가 있지요. 웅덩이처럼 흠이 있고 파였으니 거기에 담을 수 있는 것이지요. 헐어내야 새롭게 세울 수 있고, 비워내야 채울 수 있겠지요. 주워 담은 것이 많아서 가득 차 있다면 그저 어지러울 따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