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에 나오는 ‘포도밭 여우’ 이야기입니다. 배고픈 여우가 포도원에 들어가려고 얼쩡거렸지만 가시로 세운 담장 틈이 너무 좁아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여우는 며칠을 더 굶어 배를 홀쭉하게 해서 담장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습니다. 여우는 포도를 실컷 먹었습니다. 그런데 배가 불러 그곳에서 나올 수 없었습니다. 궁리 끝에 다시 며칠을 굶어 겨우 담장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했습니다. 여우가 말했습니다. “나올 때나 들어갈 때나 배고프기는 마찬가지군.” 사도 바울은 빌립보에 보내는 편지에서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빌 4:11)라고 말씀합니다. 경건에 필수적인 요소는 자족(自足)입니다. “적은 것으로 넉넉지 않은 자는 아무 것으로도 넉넉할 수 없다”며 온전한 내적 평안을 강조했던 스토아학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