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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의 영성 5

사순절의 영성, 연합 - 이인선 목사(서울 열림교회)

‘나이 먹다, 욕먹다, 잊어 먹다, 골(goal) 먹다, 사업 말아먹다, 감동 먹다’ 등 우리나라 사람들은 ‘먹는다’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이런 비유에 대해 한국인들이 ‘네가 내가 되고, 내가 네가 되는 단일성, 통일성’의 감정을 ‘먹는 것’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먹다’라는 표현도 유의미합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최후의 만찬에서 주는 메시지는 ‘죄 사함’과 더불어 ‘한 몸의 결합, 함께 먹고 마시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이것을 마시라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마 26:26∼28)에서 ‘먹고 마심’은 입으로 먹고 목으로 삼키어 내 몸이 되는 것입니다. 밥 없이 살 수 없듯이 예수님 없이 살 수 없는 것이 ..

사순절의 영성, 감람산의 그리스도 - 이인선 목사(서울 열림교회)

예루살렘을 순례한 후 어떤 목사님이 쓴 여행기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좁은 골목길 좌우로 장사치들이 넘쳐난다. 예수님을 핑계로 무슬림들이 장사를 하고 있다…. 감람산에는 교파마다 예수승천교회를 세워놓고 자기들 교회가 진짜라고 우긴다…. 도떼기시장도 이런 곳은 없다.” 현대인들은 천하를 얻기 위해 살벌하게 경쟁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더 편리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 이름을 내고 업적을 남기려고 부와 명예를 좇아갑니다. 심지어 교회마저도 부와 권력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런 방식으로 온 천하를 얻지도 못하지만 만약에 얻는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영혼은 결코 안식할 수 없다고, 생명은 하나님의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자기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사순절의 영성, 기억 - 이인선 목사(서울 열림교회)

결혼반지는 한 쌍의 남자와 여자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고 부부가 되어 서로에게 속하였음을 기억하는 상징물입니다. 망각을 잘 하는 인간의 특성으로 인해 무엇인가 꼭 기억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을 때 특정 동물이나 꽃, 돌, 로고 등을 기억의 상징물로 삼기도 합니다. 성경에도 다양한 기억의 상징물, 즉 무엇인가를 기념하는 소재가 등장합니다. 무교병은 효소의 작용을 하는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인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유월절 축제 때 무교병을 먹으며 하나님의 구원을 기념했습니다. 애굽에서 급히 탈출하며 반죽을 부풀릴 시간이 없었기에 발효되지 않은 반죽을 들고 나온 것에서 비롯된 무교병은 그들에게는 추억의 소재요, 기억의 상징물입니다. 그들은 무교병을 먹을 때마다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임하신 하나..

사순절의 영성, 갈등에서 섬김으로 - 이인선 목사(서울 열림교회)

우리 집 다섯 식구가 외식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동네를 벗어날 즈음이면 메뉴가 결정되지만 한 두 명은 본인 뜻이 반영되지 않은 것 때문에 살짝 토라지기도 합니다. 이렇듯 사람이 사는 공동체 안에는 늘 갈등이 존재합니다. 가족의 작은 이견에서부터 내면의 서로 다른 생각이나 정치적 신념에 이르기까지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그래서 삶은 갈등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갈등의 뿌리에는 ‘누가 지배할 것인가’라는 ‘권력의 충동’이 숨겨져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좌·우편에 누가 앉게 될 것인가’라는 문제로 다툼이 생겼습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모른 채 세속적 권력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 질문을 한 야고보와 요한뿐 아니라 ..

사순절의 영성, 침묵 - 이인선 목사(서울 열림교회)

톨스토이는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보다 언제 어떻게 침묵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했는데 가끔은 입을 다물고 침묵하며 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말의 위력을 알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마음에 가득 찬 것을 입으로 말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래서 가급적 진실하게 말하려고 애쓰지만 말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때도 많습니다. 성경은 혀를 우리 지체 중에서 온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는 맹렬한 불로 비유하며 말의 병폐를 경고합니다. 특별히 남의 흠을 들춰내 말하는 험담은 그 대상이 되는 사람, 험담을 함께 듣는 사람, 험담하는 사람 자신에게 해악을 끼칩니다.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의 영성수련 중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건설적인 방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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