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길택 선생은 탄광마을에서 교사로 지내며 그곳의 아픔을 나직한 목소리에 담아냈습니다. 탄광마을의 특징 때문일까요, 그의 동시집 ‘탄광마을 아이들’에는 아버지에 대한 글이 많이 나옵니다. “아버지의 왼손 네 손가락/ 엄지손가락만 빼고는/ 모두 잘라냈다// 그 손으로도/ 아버지는/ 나를 업어주셨고/ 내 팽이를 깎아주셨고/ 하루도 빠짐없이/ 탄광일을 나가신다// 오늘은/ 축구를 하다가 넘어져/ 오른쪽 얼굴을 깠지만/ 나는 울지 않았다/ 잘려나간/ 아버지의 손가락 생각을 하며/ 쓰린 걸 꾹 참았다// 이제 나는 울지 않는다” -‘이제 나는’ “아버지 사진만으로는/ 우리 집이/ 채워지질 않아요// 병으로 누워계실 때만 해도/ 아버지가/ 우리 집을 꽉 채우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어요// 그러나 지금/ 아버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