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국은 사람이 좋아하는 국물이다. 뼈를 푹 고아서 만든 국물이다. 사람도 ‘진국이다’라고 인정받는 사람이 있다. 현대인들은 흔히 가면인생이라고 한다. ‘페르소나(persona)’는 외적 인격,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한다. 이 말은 원래 희랍무대의 배역들이 썼던 가면을 지칭한다. 스위스 심리학자인 칼 구스타브 융은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이 페르소나를 쓴 인격이 된다’고 했다. 진국은 건강한 자아상을 가진 인생이다. 페르소나로 위장할 필요가 없다. 진국은 푹 고아서 뼈 국물의 은은한 맛이 있다. 한마디로 맛이 깊다. 그러므로 다른 맛과는 조화를 이룬다. 진국에 깍두기 김치를 넣으면 김치 국물 맛이 일품이다. 진국에 버섯을 넣어 보면 버섯향이 상큼하게 살아난다. 진국은 자기가 없다. 남을 더 높인다. 도스토예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