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 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
이 시는 류시화 시인의 ‘소금’입니다.
예쁜 병 안에 담긴 조미료들이 다 그렇겠지만 소금이야말로 고유한 맛을 가졌습니다. 달콤한 맛이 일품인 설탕은 씁쓸한 인생을 언제 그랬냐는 듯 달콤하게 바꿔버리지요. 고소한 맛이 최고인 참기름 한 방울이면 텁텁한 삶의 자리를 신혼 방처럼 깨가 쏟아지게 합니다. 화끈한 고춧가루 한 숟갈이면 단조로운 일상을 뜨거운 열정으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이들 중 제일은 소금입니다. 소금이 내는 맛은 단순한 짠맛 이상입니다. 좀 덜 달콤하거나 고소하지 않더라도, 덜 화끈한 음식이라도 먹을 수 있지만 소금 없이는 요리가 아예 불가능합니다.
시인의 말처럼 소금의 맛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의 상처를 입더라도, 아픔을 감수하거나 눈물을 흘려서라도 소금의 맛을 내려는 누군가의 섬김이 필요합니다. 예수님이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안성국 목사(익산 평안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