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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지난해 초에 묵상했던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향한 포도원지기의 대답이 생각났습니다. “주인이여 금년에도 그대로 두소서 내가 두루 파고 거름을 주리니 이후에 만일 열매가 열면 좋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찍어버리소서 하였다 하시니라”(눅 13:8∼9). 올해 다시 이 기도를 드리려고 하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살 길은 이것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물지게에 항아리 하나씩을 매달고 물을 날랐습니다. 오른쪽은 온전했지만 왼쪽은 금이 가 있었습니다. 집에 오면 오른쪽 항아리에는 물이 차 있었으나 왼쪽은 물이 반 정도 비어 있었습니다. 금이 간 왼쪽 항아리는 주인에게 미안한 나머지 “주인님, 송구스럽습니다. 이제 저를 버리고 금이 안 간 새 항아리를 사서 사용하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나도 안다. 그러나 나는 항아리를 바꿀 마음이 전혀 없다. 우리가 지나온 길을 한 번 보렴. 오른쪽은 아무런 생물도 자라지 못하는 황무지지만 네가 지나왔던 왼쪽은 아름다운 꽃이 피었고 풀이 자라고 있지 않니. 금이 간 네 모습 때문에 많은 생명이 풍성하게 열매를 맺었는데 너를 어떻게 버릴 수 있겠니”라고 했습니다.
주님! 우리는 모두 금이 간 항아리 같은 사람들입니다.
김철규 목사(서귀포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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