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는 한반도의 3분의 2 정도 되는 국토 면적에 1억4430만명이 살고 있어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높기로 1, 2위를 다툰다. 전체 국민의 약 83%가 하루 2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또한 문맹률이 거의 60%에 달하며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에서 4번이나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방글라데시는 시골 지역을 중심으로 조혼의 풍습이 아직 남아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성이 14∼18세 정도에 결혼하며 20세 이전에 출산을 경험한다. 이로 인해 신체적으로 아직 성숙되지 않은 여성들이 임신과 출산의 부담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적절한 보건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1위라고 하는 이 나라의 현실을 보니 그 실상은 누구보다도 더 도움이 필요했다. 어른들의 보호 속에서 자라야 할 아이들이 그저 방치된 상황에서 살고 있었다.
방글라데시 월드비전은 1998년 선더번 사업장을 시작으로 총 7개 지역에서 지역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지역개발사업 매니저 찬든은 “한국에서 후원해 주시는 후원금이 방글라데시 곳곳에서 교육사업을 시작으로 보건 및 식수사업, 소득증대사업 그리고 아동결연 사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역주민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아주 가치 있게 사용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다카 외곽에 거대한 쓰레기더미가 있다. 폐기물이 더운 날씨 때문에 썩어 독한 가스를 뿜어내고 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더미 가운데 12세의 수헬을 만났다. 수헬은 하루 종일 쓰레기를 주워다 팔아 가정의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는 이 아이에게는 학교를 다녀서 안정된 직업을 갖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현재 눈앞에 닥친 힘겨운 삶의 벽을 넘기에는 이 아이의 두 어깨가 너무 무겁다.
온종일 냄새나는 쓰레기더미에서 돈을 받고 팔 수 있는 캔이나 플라스틱, 고물 등을 찾아내 버는 돈은 고작 1달러 남짓. 1000원이 조금 넘는 돈을 벌기 위해 수헬과 같은 아이들은 자신의 꿈조차 포기하고 하루 종일 이곳에 매달린다.
더 마음이 아픈 것은 이런 아이들의 얼굴에 항상 밝은 미소가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 얼굴을 보고 있자니 ‘우리가 이 아이들의 꿈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다. 나아가 ‘이 아이들의 꿈을 꼭 이룰 수 있도록 해 주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된다.
마태복음 5장 7절에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라는 말씀이 있다. 이 긍휼함은 우리가 그냥 가질 수 있는 마음이 아니다. 하나님의 마음, 성령님이 주시는 예수님의 마음이다. 우리가 이미 받은 이 긍휼함의 사랑을 이제는 나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흘려보내야 하지 않을까.
장은혜 (월드비전 교회협력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