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아들이 제게 물었습니다. “아빠 ‘오비이락’이 뭐예요?” “왜? 어디서 들었니?” “미술학원 선생님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라고 하셨어요. 사자성어로 ‘오비이락’이라고 하셨어요.” 저는 아들이 뜻도 모르면서 무슨 그림을 그렸을지 궁금해졌습니다. “너는 무얼 그렸니?” “까마귀와 바다 위의 배를 그렸어요. 그리고 (자기 배를 두드리며) 이 배를 그렸어요.” 전 한참 웃고 난 뒤 아들에게 그 뜻을 설명해줬습니다. 아들은 난감하고 속상한 표정을 짓더니, 선생님께 말씀드려 다시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습니다. 며칠 뒤 아들에게 다시 그림을 그렸느냐고 물었습니다. 아니라고 했습니다. 선생님이 아무도 하지 않은 기발한 생각이라며 오히려 칭찬해 주셨답니다. 전 아들이 무안하지 않게 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