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가 홀로 떠나는 여행과 수영, 치노팬츠, 클래식음악을 빼먹지 않듯이(중략), 알랭 드 보통이 ‘보통의 행복’을 빼먹지 않듯이(중략), 모든 작가들은 자신이 꽂힌 한 가지 스타일을 반복해서 재생산하는 걸 즐기는 것 같다.”
조안나 저(著) ‘당신을 만난 다음 페이지’(을유문화사, 72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세상은 수많은 이야기들의 홍수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억만 이야기가 있어도, 시인들은 자신에게 가장 꽂혔던 한 가지를 반복하여 이야기합니다. 이제껏 하늘나라 3층천을 체험한 사람은 사도 바울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이 이야기를 오직 한 곳에서만 합니다. 그것도 생생한 감정이 사라진 후, 살짝 지나가는 말같이, 마치 제3자가 체험한 것같이 말입니다. 그 대신에 서신(書信) 곳곳에서 ‘하나님의 은혜’라는 말을 강조합니다. 바울 사도에게 꽂힌 것 한 가지.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돈에 꽂혀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염려에 꽂히고 불평불만에 꽂혀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욕망에 꽂힌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꽂힌 것 한 가지가 그 사람 자체입니다.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05863&code=23111512&sid1=fai&sid2=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