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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꽃은 평생 단 한 번 핀다고 합니다. 그것도 생애 마지막에 말이지요. 대나무는 60평생, 혹은 90평생을 푸르고 곧게 살다가 마지막 2∼3년 꽃만 피우고 말라 죽습니다. 일평생 여러 번 꽃을 피우는 식물에 비해 한 번 꽃을 피우는 식물은 그 한 번 꽃을 피우기 위해 치열한 종자번식을 합니다.
또 대나무 한 그루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 그 옆의 대나무도 꽃을 피웁니다. 결국 그 기운은 대나무 숲 전체를 물들입니다. 한 그루가 개화하며 주변을 자극하면 모두 꽃 피우고 죽기 때문에 대나무 꽃을 본다는 건 오랜 기다림의 결실이자 슬픔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떠날 때, 꽃을 피울 수 있을까요.
세월호 참사 2주기가 지났습니다. 침몰하는 배 안에는 자신의 구명조끼를 친구에게 벗어준 단원고 2학년 정차웅군이나, 마지막까지 승객을 구하다 희생된 22세 서비스직 승무원 박지영씨가 있었습니다. “언니는요?” 하고 묻는 학생들의 물음에 “승무원은 마지막까지 남아 있어야 해. 나는 너희들 구하고 나중에 나갈게…” 몇몇 의사자들의 이런 희생이 그날, 이 나라가 야만국가로 전락하는 것을 막았습니다. 이렇게 사랑하며 살다가 주님 앞으로 달려갔으면 좋겠습니다.
정학진 목사<포천 일동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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