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한 그리스도인들이 필요합니다.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마 5:5).
온유한 사람에게는 사람을 정복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는 절대 야합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신앙의 손해를 무릅쓰지도 않는데, 이상하게도 온유한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따릅니다. 모든 것을 사랑으로 포용하는 그의 인격이 사람들을 감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어느 지체로부터 이런 고민을 들었습니다. 그는 어떻게든 동료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자신을 찾아와 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 싶은데, 동료들은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자기만 나타나면 한 명씩 자리를 뜬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동료들이 자기를 따돌리는 것은 아닌데, 자기만 끼면 이상하게 모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위기가 된다고 그는 많이 불편해 했습니다. 사실, 그 지체는 나름대로 경건하게 살아 보고자 매우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가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고 있다고 평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사람들에게 온유한 그리스도인을 느끼게 하지 못하고, 꽉 막힌 그리스도인만을 느끼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의 숨길 수 없는 특징은 온유함입니다. 본성적인 인간의 가시 돋힌 마음에만 익숙한 세상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은 처음 느껴보는 솜털 같은 품입니다. 그래서 그 품에 안길 때, 그의 상처는 아물고, 한껏 세운 가시들이 스르르 사라집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온유함을 소유하지 못한 그리스도인이라면, 그의 품도 세상 사람의 품과 별로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교제를 해도, 그 교제를 통해서 치유의 놀라운 역사들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주위를 돌아보십시오. 가시를 잔뜩 세운 채, 이 사람 저 사람 닥치는 대로 받아 버리는 가엾은 인생들이 보이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들을 위해 부름 받았습니다. 그 인생을 불쌍히 여기면서 온유한 성품으로 그를 가슴에 끌어안기 위해, 그래서 그들의 가시를 우리의 사랑으로 녹여 버리기 위해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내버려 두면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일만 반복할 포악한 인생들을 끌어안고 사랑해 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 김남준 목사의 고린도전서 13장 묵상 사랑 중
잃은 양 한마리나무엔 순례길 (D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