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x250
예수님은 어느 날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소식을 들으셨다. 그동안 정을 생각해서라도 당장 나사로에게 뛰어가셨을 텐데, 예수님은 그 소식에 아랑곳 않고 이틀을 더 머무르셨다. 마치 별 관심을 갖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실제 예수님의 이 같은 모습에 대해 나사로의 가족들은 많이 섭섭했던 것 같다. 성경에 보면 그런 감정이 묻어난다. “마르다는 예수께서 오신다는 말을 듣고 곧 나가 맞이하되 마리아는 집에 앉았더라.”(요11:20)
마리아의 태도를 보라. 예수님이 오신다면 버선발로 뛰어나가 맞이할 법한데 시큰둥했다. 분위기가 싸늘했다. 뭔가 예수님에 대해 마음이 꼬였다. 그래서 예수님이 오신다 해도 못 들은 체하며 굳은 채로 앉아 있는 마리아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왜 예수님은 곧장 가시지 않고 이틀을 더 머무르셨을까. 왜 나사로의 가족이 노골적으로 섭섭한 감정을 드러낼 정도로 이틀을 지체하셨을까.
정답은 이렇다. 예수님께서 자신이 죽은 자를 살리는 메시아라는 사실을 드러내시려고 의도적으로 지체했다는 것. 우리의 기도가 쉬 응답되지 않는 것은 ‘의도된 지체’일 수 있다. 우리 문제가 쉽게 풀리지 않는 것도 의도된 지체일 수 있다. 예수님께서 죽은 지 4일이나 지나 썩은 냄새가 날 정도로 부패한 시신에 생명을 불어넣으신 것처럼 우리에게도 어떤 특별한 목적을 드러내려는 의도된 지체를 보여주고 계시는지 모른다.
김진홍 목사(우이감리교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