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할망구가 가방 들고 학교 간다고 놀린다. 지는 이름도 못 쓰면서. 나는 이름도 쓸 줄 알고 버스도 안 물어 보고 탄다. 이 기분 니는 모르제.’ 83세의 늦깎이 나이로 한글을 깨우친 강달막 할머니가 쓴 ‘내 기분’이라는 시입니다. 시에는 웃음 가득한 할머니의 얼굴이 그려져 있어 이 시를 읽는 내내 빙그레 미소를 짓게 합니다. 자신을 놀린 누군가를 향한 할머니의 귀여운 복수는 고소합니다. 한글을 깨우친 것이 이토록 감격스럽고 고마울까요. 한글뿐 아니라 영어도 하고 심지어는 중국어까지 공부해도 불평하며 사는 사람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늦깎이 학생 임숙희 할머니의 ‘날씨 흐림 기분 맑음’이라는 제목의 시는 장미보다 붉은 사랑고백 시입니다. ‘오후 한 시에 영감님이 전화가 오셨다. 영감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