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어느 날, 한 젊은 목사가 A교회를 찾아왔다. 교단도 달랐고 초면이었다. 그는 성전을 짓느라고 생긴 부채 때문에 목회가 불가능하다며 자신의 교회를 사달라고 했다. 달포 후 다시 그가 찾아왔다. 이젠 영성까지 탈진돼 목회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A교회는 그 목사를 6년간 뉴욕으로 유학 보내주고 생활비 일체를 지원했다. 이후 모든 짐을 떠맡은 A교회는 젊은 목사의 교회를 자립시켰다. 성도 수를 30여명에서 2000여 명으로 성장시켰다. 그리고 유학 간 젊은 목사에게 항공료와 함께 “이젠 당신 교회가 자립을 했으니 돌아와 목회를 하라”는 전갈을 보냈다.
A교회가 젊은 목사의 부실한 교회건물을 수리하고, 목회가 가능하도록 설치한 첨단장비 값만 40억원이다. 대신 갚아준 빚과 이자는 30억원에 달한다. 성장에 투자한 예산은 계수할 수 없는 천문학적 숫자다. A교회는 이 모든 것을 하얗게 지우고 교회를 되돌려 주기로 했다. 사람들은 ‘미쳤다. 정상이 아니다.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A교회는 그러나 젊은 목사가 목회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교단이 달랐던 젊은 목사의 목회가 가능하도록 A교회는 소속 교단에서도 탈퇴했다.
행여 두려움이 있다면 이 젊은 목사가 “내가 복이 많아서”라는 생각이나 말을 하는 것이다. 교회를 살리기 위해 순교자처럼 수고한 성도들에게 상처가 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A교회는 사람들이 보기에 ‘미친 교회’다. 모든 교회가 이렇게 미쳐야 하지 않을까.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신 것도 사람들이 보기엔 미친 일이다.
윤대영 목사(부천 처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