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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시각보다 먼저 도착해 일행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방 한쪽 구석에 놓여 있던 기타가 눈에 띄었습니다. 기타를 잡아본 것이 언제인가 싶어 집어 들었더니 줄이 모두 느슨하게 풀려 있었습니다. 맨 아랫줄부터 음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줄 차례가 되자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줄을 조이고 풀고 하는 줄감개가 고장이 나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힘을 주어도 요지부동, 꿈쩍을 하지 않았습니다. 줄을 맞추는 일은 불가능해졌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시 기타를 집어 들었고 음을 새로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줄감개가 움직이지 않는 세 번째 줄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음이 전체적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얼마든지 여섯 줄의 소리를 조화롭게 맞출 수 있었습니다. 조율을 마친 기타로 노래를 부를 때 문득 마음속을 지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주변 사람들과 삶의 화음을 맞추는 길도 마찬가지겠다 싶었습니다. 힘 있는 자를 기준으로 음을 맞추다 보면 문제에 부딪히곤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어떤 모임에서도 멋진 화음을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90874&code=23111512&sid1=fai&sid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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