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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경험이 전혀 다른 분들을 만나면 귀담아들을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동안 전혀 알지 못하던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어서입니다. 그런 점에서 항공기 조종사 출신인 한 장로님께 듣는 비행기와 비행에 관한 이야기는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ETP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것도 그 장로님을 통해서였습니다.
언젠가 독서 중 읽었던 ‘불환귀점’에 대해 질문한 일이 있었습니다. 과연 그런 말이 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장로님도 들어보지 못했다 하셨죠. 하지만 비슷한 의미로 ETP라는 전문 용어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퀄 타임 포인트(Equal Time Point)’의 약자였는데, ‘등시점’이라 옮길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ETP란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과 출발지로 회항하는 시간이 같은 지점’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이는 유사시 비행 방향을 결정할 때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비상시에는 ETP를 확인해 출발지로 돌아갈 것인지, 목적지 또는 대체비행장에 착륙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비행기 연료의 소모량은 거리가 아니라 시간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신앙이란 어쩌면 ETP를 지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전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어요. 다만 당신께로 갈 뿐입니다.’ 그렇게 고백하는 것이 신앙이라면 말이지요.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87724&code=23111512&sid1=fai&sid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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