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굴비는 영광굴비입니다. 이 굴비가 만들어지는 곳은 사실 영광에서도 법성포입니다. 칠산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조기를 법성포에서 맛깔 나게 염장해 만들어내는 게 영광굴비죠. 물론 어느 바다에나 조기는 잡힙니다. 하지만 법성포의 천일염과 해풍을 머금고 최고의 굴비가 탄생하는 것이죠.
짭조름한 맛이 일품인 간고등어는 안동산을 제일로 쳐줍니다. 하지만 안동에는 바다가 없습니다. 과거 영덕에서 고등어를 잡아 안동까지 등에 지고 옮겼는데 상하는 걸 막기 위해 소금을 계속 뿌렸더니 뛰어난 풍미를 지닌 고등어가 탄생했다고 전해집니다.
서해안 젓갈의 명가는 강경입니다. 이곳도 해변에서 먼 내륙지방이지요. 군산 앞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재료들을 배에 실어 금강을 따라 강경으로 보냅니다. 그럼 강경에서 세상에 둘도 없이 맛있는 젓갈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재료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재료가 전부인 것은 아닙니다. 같은 조기라도 영광의 굴비가 최고가 됐고 같은 고등어라도 안동 간고등어가 일품이 됐으며 강경 젓갈이 명성을 얻은 것은 것, 바로 ‘이유 있는 청출어람’인 것이지요.
같은 장소에서 같은 찬양을 부르고 같은 말씀을 읽고 같은 예배를 드려도 신앙의 열매는 제각각이랍니다. 가장 멋지고 훌륭한 명품 신앙인이 되길 바랍니다.
안성국 목사(익산 평안교회)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15933&code=23111512&sid1=fai&sid2=0002